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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는말 - 국카스텐
명언이라 하니 오글거리는데 다른 말이 생각 안남
암튼 멘탈에 개발리는 하현우
펄스 캘리\
국카스텐 음악에 많은 이들이 마음을 뺏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이 나면서도 처절한, 생생하면서도 무기력한, 이 상반된 이미지의 충돌이 무대 위에서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래서 더 슬프고 처절한, 국카스텐이라는 만화경이 만드는 몽환의 그림. 그 그림 안에 있는 하현우를 만났다.
Editor_조하나 Photo Editor_김희언 Art Work_하현우
# 그리부이(Gribouill, 멍충이) 선생님, ‘그쌤’
밴드 이름 ‘Guckkasten’과 EP 타이틀 ‘Tagtraume’에 모두 독일어를 썼어요.
책을 읽다가 맘에 든 단어들인데, 우연찮게 다 독일어였어요. 의미도 의미지만 이미지 자체가 맘에 들었어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고딕 이미지를 좋아해요.
밴드의 히스토리를 팬 사이트에 직접 써서 올렸더라구요.
네. 멤버들이 어떻게 만났냐, 밴드는 어떻게 시작했냐, 사람들이 하도 물어봐서요.
2000년, 드러머 정길씨와의 첫 만남부터 ‘The C.O.M’이라는 이름의 밴드를 거쳐, 국카스텐이 되기까지. 영화 찍어도 될 것 같던데. 짧은 글인데 끌어당기는 힘도 있는 것 같고.
음… 에너지가 있죠. 내 노래나 그림, 글들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확 꽂히는 영역대의 주파수로 이뤄져 있는 것 같아요. 내 목소리 주파수 자체가 음악에 묻히지 않고, 음악이랑 약간 분리되어 있어요. 더군다나 기타사운드도 그렇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들이 한데 어울려서 들리니까, 사람들한테는 우리 음악이 되게 신선하게 들리는 거죠.
개인적으로 현우씨 목소리는 이승열에 강산에와 윤도현을 합쳐놓은 것 같아요.
맞아요. 비슷하네요. 내 목소리는 좀 더 어리광부리는 목소리에요. 좀 더 공격적이고.
보컬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건, 약일까요 독일까요?
보컬이 악기처럼 들리는 게 아니라, 보컬도 선명하게 들리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 이런 거지. 도화지에 동그란 원을 그렸어요. 거기다 여러 색을 섞으면 어떤 색이 들어가는지 모르잖아요, 색만 탁해지고. 우리 음악은 여러 가지 색을 동그라미 원안에, 섞는 게 아니라 각각의 색깔을 콕콕 찍어서 채운 거예요. 뭔지 알겠어요? 시선을 두는 곳마다 다른 색이 보이는 거죠. 색 하나하나가 따로따로 보이는 거. 이해가 가요?
(웃음) 정말 선생님처럼 얘기하네요. 이래서 팬들이 현우씨를 ‘그쌤’이라고 부르는구나. 화술도 좋고, 자신감도 있고.
내가 확실한 얘기만 하니까. 그게 다 ‘구라’라면, 사람들은 날 싫어하겠죠. 하지만 ‘구라’가 아니니까.
# 새벽을 잃어버린 절름발이 (국카스텐, ‘꼬리’ 中)
학창시절에도 지금 그 눈빛을 가진, 그런 모습이었어요?
네. 별명이 한 수십 가지는 된 거 같아요. ‘외계인’, ‘에일리언’… 뭐, 다 그런 거였어요.
주로 뭐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그림 그리는 거요. 학교에서 만화를 많이 그렸어요. 원래 나는 미술학부였어요. 대학도 미술로 가고. 음악은… 그냥 노래 부르는 거에 관심만 많았죠.
방황을 많이 했나요?
많이 했죠. 나는 사춘기 때 ‘사람이 되게 외로운 거구나’ 느꼈어요. 내가 그때 눈물이 되게 많았어요. 스물두 살 이후로 울어본 적이 없는데, 그전에는 내가 많이 울었어요. (쑥스러운지 그는 ‘꺼억꺼억’ 숨이 넘어가도록 웃었다.) 친구들이랑 같이 있는데도 자꾸 눈물이 나오는 거야. 그때 나는 몰랐어. 내가 왜 그렇게 우는 건지. 지금 생각해보니까,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껴서인 것 같애. 사춘기를 아주 불안불안하게 보냈어요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말쯤엔 만나던 여자 친구가 인천 남자랑 바람이 나서 헤어졌지. 이상하게 여자 친구가 잘못해서 헤어진 건데도, 오히려 내가 한심해 보였어요. ‘내가 얼마나 못났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여자를 꼬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 근데 가만 보니까 내가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거야. 거울을 봐도 내가 잘생긴 것 같지도 않고. 생각해본 결과, 여자들이 노래 잘 부르는 남자를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노래를 엄청 열심히 불렀지.
그래서 노래하기 시작한 거예요?
네. 그거 때문에. 학교에서 노래밖에 안 불렀어요. 그때 막 피도 토하고. 그래서 고등학교 때 득음을 한 거야 내가. 소리가 막 쩌렁쩌렁 울려가지고, 소리를 지르다가도 내가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 그전엔 내가 노래를 잘하는지도 몰랐어요. 예전엔 정말 노래 잘 불렀어요. 지금보다 더. 지금 이 나이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오지 않는 순수한 ‘빗방울’ 같은 소리가 나왔죠 그땐. 근데 그건 한때죠. 그때만 가질 수 있는 그런 목소리. 지금은 쇠가 녹슬어서 갈리는 소리. 근데 그게 알고 보니까 그 쇠가… 칼이야.
빗방울에 녹슨 칼?
응.국카스텐 공식 http://guckkasten.kr/
국텐여지도 https://goo.gl/Esl1YJ
미확인 셋리 및 최근 공연 제보 https://goo.gl/06LUBn
국카스텐 위키백과 https://ko.m.wikipedia.org/wiki/국카스텐
국카스텐 나무위키 https://namu.wiki/w/국카스텐
하현우 나무위키 https://namu.wiki/w/하현우
음악대장 나무위키
복면가왕 나무위키
마리텔 나무위키 MLT32
{정리봇} 국카스텐 영상 링크 모음
@ 나는가수다 @
@복면가왕@
토요일은 밤이 좋아 http://m.tvcast.naver.com/v/709201
걱정말아요 그대 http://tvcast.naver.com/v/740522
판타스틱베이비 http://tvcast.naver.com/v/765768
일상으로의초대 http://tvcast.naver.com/v/846935
매일매일기다려 http://tvcast.naver.com/v/867788
아주오래된연인들 http://m.tvcast.naver.com/v/709201
151일간의 기록 http://m.tvcast.naver.com/v/709201
펄스 특별무대 http://tvcast.naver.com/v/926935
@ 라디오스타 @
@ 잼 @
{정리봇} 국카스텐의 2008 ~ 2012
2010년
100330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노래상+신인상
4월 1일 김기자 인터뷰
100708 부산일보 인터뷰 하늘아래 그 콘서트
꿈꾸는U 하이라이트 예고 짧은글
100813 JIMFF 인터뷰
101022 GMF
10월호 데이즈드 인터뷰
101002 GAP 본투락 콘서트 올포스트 인터뷰
2010년 뚜껑인터뷰
[인터뷰뚜껑후기]지면에 담지 못한 글
화제의 앨범 타그트라움
2010년 12월 민트페이퍼 인터뷰
2011년
1월 디시인 인터뷰
짧은 콘서트 홍보 기사
110223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자
110319 환경콘서트
민트페이퍼
국카스텐 팬인 학생기자
JIFF 인터뷰
4월 파운드 인터뷰
5월 라이프인지프 인터뷰
5월 더뮤지컬 인터뷰외
워어어 79단공 홍보기사
110709 빅이슈 인터뷰
110709 한국경제매거진 인터뷰
http://magazine.hankyung.com/jobnjoy/apps/news?popup=0&nid=05&nkey=2011070500015119785&mode=sub_view
8월 쿠키인터뷰
K 국텐언급
110731 지산밸리록 국카스텐
인디란
110924 TOP밴드 축하공연
111015 주현미님과 합동공연
한1효주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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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자1우림 이을 가수는
111205 비주얼아트 전 인터뷰
111210 비주얼아트
음악sns 리슨미
Y1B 국텐 언급
2012년
120531 나가수2 출연확정 기사
120603 한잔의추억
쉬즈곤
120610 거울
광고러브콜
120623 음악1중심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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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녹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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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g 국텐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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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03 연합뉴스 인터뷰
국카스텐?
정치를 바꾸는 국카스텐
언플러그드 스튜디오 라이브 어쿠
국갤고전문학/ 하생전
하현우는 안산시(安山市)에 살았다. 곧장 와잠 밑에 닿으면, 와잠 위에 커다란 두 눈이 서 있고, 눈을 향하여 고생길이 열렸는데, 그 길이 너무 험하고 탁해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하현우는 책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친구(親舊)가 마두(馬頭) 배달일을 하여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친우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여태 밴드를 꾸리지 못했으니, 자퇴서는 내어 무엇 하느냐?"
하현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가창 연습을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밴드는 만들지 않는 것이냐?"
"기타가 없고 드럼과 보컬 뿐인데 어떻게 밴드를 하겠소?"
"그럼 밴드 멤버 모집은 못 하느냐?"
"모집할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친우는 그에게 한탄했다.
"밤낮으로 그림을 그리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내게 되었단 말이오? 밴드 멤버도 못 구한다. 밴드 보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겠느냐?"
하현우는 읽던 책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역겹다. 내가 당초 가창 연습으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획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하현우는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인터내(因攄內)로 들어가 찻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한국 성중에서 제일 기타를 잘 연주하오?"
전씨(全氏)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하현우가 곧 전씨의 집을 찾아갔다. 하현우는 전씨를 대하여 길게 읍(揖)하고 말했다.
"내가 음악에 뜻이 있어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우리의 멤버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전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그 길을 함께 하였다. 하현우는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전씨 집의 어미와 손들이 하현우를 보니 거지였다. 등을 숙여 구부정한 것이 부정적인 느낌이고, 가방이 자빠졌으며, 쭈구러진 모자에 허름한 안경을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하현우가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밴드의 이름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전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부탹하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 기 뜻을 대단히 선전하고, 신용을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음악만으로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가면 모르되, 이왕 그 멤버에 속하게 되어버린 것인데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하현우는 기타 멤버를 영입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강원(江原)으로 내려갔다. 강원은 전씨의 어미가 민박을 운영하는 곳이요, 갑이알(甲二謁)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거울, 가비알, 꼬리 등등의 명곡을 모조리 집 안의 녹음만으로 해내었다. 하현우가 이때 1집을 딱지모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까운 훗날엔 1집이 20만원에 거래되는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가서, 하현우의 1집을 몇 배의 값으로 중고국(中古國)에서 거래되는 것을 본 현창들이 도리어 그들에게 1집 재발매를 요구하게 되었다. 하현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집으로 온갖 현창의 심리를 좌우했으니, 현창들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하현우는 다시 베이스의 김기범을 데려가려다 군대에 건너가서 책을 죄다 읽으면서 말했다.
"미학(美學) 오디새이(五大世里)의 이 말이 기묘하니 우리 밴드의 이름으로 써야겠다."
하현우가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제대하니 과연 밴드의 이름은 국화수단이 되어 홍익가(弘益街)로 뛰어올랐다.
하현우는 김기범을 만나 말을 물었다.
"네가 그렇게 베이스를 맛깔나게 연주하는데 우리 밴드에 들어오지 않겠소?"
"그러지요. 언젠가 누이가 저에게 한 음악을 권유해 왜놈들의 음악을 듣게 되었는데 그때 베이스를 알았습지요. 베이스의 낮은 음과 퍼포먼스는 가히 절정이고, 음악만이 제 길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지요."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국화수단에 함께해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기범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빈매를 타고 다시 인터내(因攄內)로 가서 국갤에 이르렀다. 하현우는 높은 곳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들어가는 법이 이리도 어려운데 무엇을 해 보겠는가? 현실을 버린 이들이 많고 우리를 좋아하니, 단지 부가옹(富家翁)은 될 수 있겠구나."
"쓰레기같은 디씨엔 현창이 아닌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사신단 말씀이오?"
기범의 말이었다.
"덕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덕이 없을까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할로루기(割老屢記)에 수천의 인재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노래 좀 한다는 인재들이 출타하여 시험을 치뤘으나 좀처럼 수파루기로 선정되지 않았다. 국화수단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하현우가 전씨네 민박을 찾아가서 계획을 내세웠다.
"우리 국화수단이 할로루기에 나갈 것을 제의받았는데 나가는 것이 어떠겠소?
"나쁜 경험은 아니겠지요."
"우리가 할로루기로 선정될 수는 있겠소?"
"모르겠소."
"왜 모른단 말이오?"
국화수단이 어이없어 웃었다.
"정말 우리가 선정될 운명이라면 무엇 때문에 괴롭게 노동을 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우리가 노동을 하는 것은 할로루기와 아무런 연관이 없소. 할로루기가 된다면, 그럼 민폐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국화수단에는 일시적인 풍요로움이 있을 것이요, 클럽을 돌아다녀도 빈 의자가 있을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우리가 나간다는 것은 변함이 없지 않소."
하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음악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국화수단의 음악은 가히 최고라 해도 할 말이 없소. 내일 나갈 채비를 하고 계시오. 아침 일찍 한양으로 가 우리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되었으니, 마음대로 하시구려."
하현우가 정길, 전씨, 기범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국화수단은 모두 역시 다들 미쳤다고 웃었다.
이튿날, 국화수단이 한양에 나가 보았더니, 모두가 그들의 진가를 알아보았고,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감탄했다.
"국화수단이 올해의 할로루기로 따르겠소이다."
이에, 국화수단이 다투어 상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안타까운 소식을 말하자면 이 상금은 앨범을 만들기 위해 쓰일 것이다. 인제 우리가 곧 빈털털이가 된다 해도, 이름이 할로루기에 올랐으니, 우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돈을 가지고 가서 홈레코딩이 아닌 진정한 앨범을 만들어내야겠다."
하현우의 말에 나머지 국화수단 멤버들은 모두 좋다고 찬성했다.
국화수단은 몸소 1집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현창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현세를 배에 싣고 그 카스텐국으로 들어갔다. 국화수단이 현창들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현창이 생길 일이 없었다.
그들은 카페를 만들어 모이거나, 디씨의 갤러리를 만들었다. 국뽕이 온전하기 때문에 현세좆망은 잘 자라서, 한 해나 세 해만큼 현세를 챙기지 않아도 국화수단을 빠는 동안에는 그것을 잊곤 했었다. 그 사이 여러 곤란이 지나가 누비살랑(累比殺朗)과 예당(禮堂)을 거쳐가 인두박그(人頭博九)와 만나 2집을 내어 나머지를 모두 배에 싣고 인터내(因攄內)로 가져가서 팔았다. 인두박그란 곳은 그 규모가 커 여러 방면으로 뻗어나가는 인터내(因攄內)의 내로라 하는 장시였다. 현창들은 간만의 소식에 기뻐하여 모두 현실을 내던져버리기 일쑤였다.
하현우가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국화수단이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밴드를 구성할 때엔 먼저 부(富)하게 한 연후에 독자적인 음악을 만들고 개쩌는 음악을 하려 하였더니라. 그러나 이런 소속사의 운이 좋지 않아 늘상 헤매기만 하니, 이번이야말로 제대로 된 것이렷다."
인터내(因攄內)의 인터부(因攄不)에서 말하면서,
"오래오래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건만."
하고 구뫼와 현뫼를 다정히 받아들이며,
"우리만으로는 풍부한 소리를 내기 힘들다!"
했다. 그러고는 진실량, 청년, 코쟁이와 효종을 모으며
"이로써 팀 국화수단이 진정으로 탄생하였구나."
했다.
국화수단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흥이 많고 의지없는 사람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국화수단은 유명해졌다고 하긴 힘들었다.
"이번에도 찾아갈 이가 있겠구나."
하현우가 가서 마봉춘(磨奉春)을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봉춘은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내가 가수이로이다에서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소?"
하현우가 웃으며,
"형편이야 달라질 것이 없소, 더군다나 소송도 거치지 않았소?"
하고, 조심스레 봉춘에게 속삭였다.
"내가 하루 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고기를 먹던 중 한 아낙네가 왜 요즘 보이지 않냐 물으니, 우리네가 활동을 하지 않은 것 같아 부끄럽소"
봉춘은 그래서 무슨 일로 왔느냐 물었고, 하현우가 자신이 복면가왕(覆面歌王)에 나가기를 제의하니,
"자네가 함께해준다면 부족할 것이 없겠소"
하고는 굉장히 환영하며 받아들였다.
하현우는 가만히 준비를 해갔다. 하현우를 제외한 국화수단은 그가 꾸미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 한 오리 고깃집 아주머니가 슬그머니 말하지 않았다면 없을 수도 있었던 일이었다.
"우리 동네 음악 대장이라는 칭호가 자랑스럽소."
이튿날, 봉춘의 소문난 도화가는 그의 가면을 만들어 그에게 전달하였으니, 놀라우리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간혹 국화수단이 돈이 잘 벌어 건물이 몇 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내가 부자가 되었다면 어찌 차 한 대 바꾸지 않았겠소? 우리는 돈을 벌어 서로의 몫만큼을 공정하게 나누었으니, 그 가치가 부가 되어 쌓일 만큼이겠소?"
하현우는 음악대장이란 가면으로 여러 사랑을 주고 받도록 하였으나, 끝끝내 영원할 수는 없었다. 봉춘은 하현우의 가면이나 의상 등을 손봐주며 그를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하현우는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맨 처음 등장했을 때의 걱정을,
"내가 이리도 유명치 않아 가면을 벗어도 아무도 모르면 어찌하오?"
하였고, 봉춘은 그를 달래며 그럴 일 없다고 위로했다.
이렇게 몇 대를 지나는 동안에 음악대장의 인기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봉춘이 음악대장이 장기 집권을 할 수 있는 까닭을 물어보았다. 하현우가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제 얼굴엔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얇은 귀여움이 있기 마련이요. 또 이리 사랑받은 것은 하늘의 뜻이 분명하오. 많은 이들이 음악대장을 이리 사랑해주시니 사실 나도 몸 둘 바를 모르겠소."
"처음에 장기 집권을 할 것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하현우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음악대장만이 장기 집권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세 곡은 부를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운명은 하늘에 매인 것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더 가왕이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시키는 일일 텐데 어찌 의자에 앉지 않았겠소? 이미 가왕이 된 다음에는 그의 복력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마다 곧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사사로이 했었다면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
하현우가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우리 국화수단이 이번에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며 잔치판을 벌여보려고 하오. 그러기 위해서는 곧 가왕 자리에서 물러나 자유의 몸이 되려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겠소?"
" 어허, 방금 그것은 하늘의 뜻이라 하지 않았소? 그대 이전에도 수많은 가왕의 인물들이 있었소. 그들 또한 평생을 계속할만한 인물이었건만 언젠가는 모두 내려가기 마련이지 않소? 내 그대를 기꺼이 도울 수는 있겠지만, 그런 말을 다른데서 하지는 마시오."
하현우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구뫼는 본래 하현우와 잘 아는 사이였다. 빈매 당시 구뫼가 국화수단과 친구가 되어서 빈매에게 국화수단을 잘 다루는 법을 물었다. 빈매가 하현우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구뫼는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음악은 모두 그의 특성에서 나온 것이렷다?"
하고 묻는 것이었다.
"내가 나중에 너에게 자리를 물려주거들, 그대가 주의해야 할 것들이 첩첩산중일세."
"그인 이인(異人)이야. 나는 자네의 역할을 위임받을 수 있을 것 같네."
그리하여 구뫼는 하현우의 곁에서 수발을 들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 국화수단은 전국 놀이판을 벌이겠단 선언을 하여 현창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 각기가 어디서부터 왔는지는 모두 달랐으나 국화수단을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고, 그들은 모두 차례를 지켜 줄을 서고 들어가곤 했다.
"국화수단의 스골(水骨)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바이다."
이 당시는 음악대장의 탈을 벗어던진 적이었다. 모든 잔치판에서 매진이 되어 하현우는 늘상 기분이 좋았고 그것은 국화수단도 마찬가지였다.
정길의 드럼 소리가 놀이판을 채우자 현창들은 앞다투어 함성을 외쳐대었다. 국화수단과 눈을 마주친 현창즐은 몸둘 곳을 몰라하며 그들의 눈을 피하기도 했고, 하현우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밤은 짧은데 우리가 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허나 이 사람들과 함께 온 진을 다 뺄 수 있겠느냐?"
"물론이오."
국화수단이 하현우를 향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으리라. 우리가 매진을 하게 되어 다시 한양으로 올라와 마지막 공연을 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국화수단의 마음은 모두 하현우와 같았다.
"라진가 세이부 어수 (羅進歌 歲利夫 語首)"
하고 현창들은 국화수단의 위엄에 몸 둘 바를 모르다가, 하현우의 선창에 이어 떼창하였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하현우의 목소리와 전씨의 기타, 기범의 베이스와 정길의 드럼, 코쟁이, 청년, 효종, 진실량의 힘이 한 데 합하니 그 어떤 누구라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위용이었다.
그들의 잔치판의 마지막은 단연 만두라이고(晩兜邏里考)였다.
"우리네 국화수단의 그동안 잔치판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그동안 잘해주신 우리 도우미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감사한 말씀 드리고 싶네. 그리고 저 어둠 속에서 묵묵히 항상 봐주시고 이 놀이를 준비할 때 불편하지 않게 해주신 소리조율가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리는 바일세. 이 놀이를 진행해주신 총감독분도 감사하다네. 사실 다 이런 것도 구상했네. 어떻게 진행되면 좋을지, 우리 놀이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걸 초현실(超現實)로 만들어주신 분일세. 다시 한 번 감사 드리고 싶고 우리 국화수단을 한 분 한 분 소개하겠네."
현창들은 하현우의 소개 하나하나에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나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이 많았네, 왜 난 몸이 약할꼬, 왜 난 공부를 못할꼬..."
하현우를 한 현창이 크게 꾸짖어 말했다.
"공부를 안 한 것이 그 결과로 나타날 뿐이지요."
시간이 흘러, 소문난 도화가의 도움으로 국화수단과 현창들은 기념적인 그림을 남기었고, 현창들은 하나 둘 좌우를 돌아보며 놀이판을 벗어났다. 남겨진 놀이판엔 남은 현보들만의 떼창 소리가 울려퍼졌다고 한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놀이판이 텅 비어 있고, 국화수단의 흔적조차 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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