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졸업 앞둔 서울대생이 겁 없이 작성한 글 (서울대 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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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서울대 학생이 최근 작성한 글이 반향을 일으켰다. 자신감 넘치는 이 학생 글에 대해 "관악 간지"라는 찬사까지 나왔다. 지난 2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이제 4학년 2학기다"라고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000개가 넘은 '좋아요'를 받는 등 최근 서울대 대숲에서 가장 핫한 글이었다. 




SNU Bamboo Grove
이제 4학년 2학기다. 설 연휴 고향에 내려가니 아니나 다를까 취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그러게요라며 얼버무렸지만 사실 하나도 겁나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했고 열심히 살았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치열하게 부딪히며 고민했고 그 답을 향해 달려왔다. 만약 그 답이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상관없다. 지금껏 내가 성장해온 바와 같이 그때의 나는 더욱 성장했을 테고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찾아낼 것이다.
얼마 전부터 블라인드제가 시행되어서 서울대생이 예전보다 힘들거라는 말씀을 하신 친척 분도 있었다. 그럴지도 모른다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오히려 반가운 이야기다. 학벌이 아닌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백 번 동의한다. 만약 블라인드제로 인해 내 능력이 저평가 받고 탈락한다면, 그 회사에 제대로 된 인사검증 제도가 없다는 의미이니 고마운 일이다. 블라인드제가 제대로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그동안 나에게 많은 깨달음과 자극을 주었던 학우들이 대부분 대한민국의 탑클래스에 위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애초에 더 나은 지능과 성실함을 가졌다고 평가 받아 들어온 학교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강의와 의견을 나눌 때마다 자극을 주는 학우들 사이에서 지낸 몇 년 간의 시간을 겪고도 평범해지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사람보다 좀더 많은 혜택을 누렸고, 많은 기회를 잡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블라인드제 시행으로 인해 탈락했다고 징징거리는(미안하지만 그렇게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서울대생이 있다면 대학교에서의 시간을 충실히 보내지 않은 거라는 평가 외에는 줄 것이 없다.
물론 고등학교 때만큼 학교공부에만 전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시간만큼 인간관계에 충실했고, 나의 가치관과 취미, 목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우정에 웃어도 봤고, 사랑에 울어도 봤다. 이제 남은 것은 가치관을 핸들로, 지식을 차체로, 지능과 성실함을 엔진으로 삼아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일 뿐이다. 열정이라는 연료도 충분하다. 실무도 경험은 했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성장하는 것은 이미 익숙하다.
기다려라 세상아. 난 이제 준비가 됐다.

참고로 최근 고려대 대나무숲에는 필력 미쳤다는 공대생과의 연애에 관한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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