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아야코는 좋다, 근데 <빙점>은 (쌍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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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을 접했던 건 <양치는 언덕>


양 치는 언덕
국내도서
저자 : 미우라 아야코 / 서치헌역
출판 : 소담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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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스토리와 섬세한 심리묘사가 인상적이었다. 개신교를 받아들인 일본인으로 흔하지 않은 구원, 죄, 인간의 문제를 소설 속에 녹여내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 읽게 된 <길은 여기에>는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방금 읽은 <빙점>보다도 훨씬 흡입력이 강했다. 어쩌면 미우라 아야코 본인이 가장 드라마틱하고 극적인 삶을 살지 않았나 싶다.






길은 여기에
국내도서
저자 : 미우라 아야꼬 / 정성국역
출판 : 홍신문화사 20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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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
국내도서
저자 : 미우라 아야꼬 / 최호역
출판 : 홍신문화사 20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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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최근 읽은 <빙점> 600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그리고 가끔 산으로 가는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소설을 관통하는 불편한 주제가 반복된다.


여기서 잠깐 좀 까놓고 욕 좀 써야겠다. (쌍욕 등판 예정 주의 / 스포일러 주의)


막말로 걍 나쓰에는 심한 나르시시즘의 심약한 의붓엄마인데, 본인의 방탕한 사고방식으로 주위사람들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고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거기에 같이 말려드는 무라이라는 상병신은 사실 개씨발 똑같이 심한 나르시시즘을 앓고 있으며, 거기에 미친 강간까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개토라이새끼에, 게이조 역시 처음엔 피해자로 시작하는 듯 했지만, 본인의 쪼잔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같이 함께 더 파국으로 치달아보자 하고 기차에 불을 당기는 븅신이었다. 게이조의 복수를 위해 같이 사건을 공모한 다카키 역시 처음엔 선선하고 쾌활해서 호인인 줄 알았는데 막판에 뒤통수를 아주 조오오오오온나 쎄게 때리는 별 시발 소설 내내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의 평등함을 잘도 조잘대더니 씨발 하여튼, 윗대가리들이 다 이모냥이다.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막장임. 그나마 윗세대 중에 다쓰코라는 무용하는 독신 여자가 있는데 사고방식 졸라 쿨하고 쎈캐라 일처리 안답답하고 무라이면상에서 병신취급으로 확실하게 빅엿을 선사해주는 사이다 장면도 있고 중간 중간 나쓰에가 병신같이 일 벌려놓은 것들을 뭐라고 한마디 하기도 하는 유일한 사람이었음. 아래세대가 나쓰에 게이조의 유일한 친아들인 도루랑 도루 친구 기다하라, 그리고 소설 주인공 의붓딸 요코. 이 셋이 그나마 행동하고 생각하는 게 좀 정상 같았다.



그리고 덧붙이는 뻘글


내가 가장 와닿지 않았던 건, 이 소설이 원죄를 다루고 있다고들 하는데, 마치 요코가 살인자의 딸인 것이 주변에 전염병인 양 호들갑떠는 등장인물들을 보고있노라면 참. 뭐라그러지 공감이 잘 안됐다. 살인자의 딸이 이 집안의 피에 섞여 들어오는 것이 싫다라는 말이나, 본인의 정체성을 (잘못된 것이었지만) 깨닫고 자살을 기도한 사고방식이나. 전부다 공감이 안됐다. 연좌제? 부모가 살인자인게 내가 자살할 이유인가? 존나 어처구니가 없다. 그리고 부모가 살인자기 때문에 그 아이가 훌륭하면 훌륭할 수록 더욱 증오스럽다는 게 띠용? 내 부모가 살인을 했으면 나도 살인할 가능성이 높아지나? 죄의 유전자? 원죄를 다루고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와닿지 않는 접근이었다. 그냥 막장 소설 하나 읽었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은 책이었다. 나한테는. 원죄라니. 아담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인류가 모두 죄를 지었다는 원죄.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선택으로 결과를 맞이하는 것 아닌가? 윗대의 죄를 그 핏줄에 묻는 것. 성경에도 가끔 나오기는 하는데 상반된 내용이 나온다. 죄를 물을 때 윗대에서 다 댓가를 치르지 못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나오는데, 또 민수기나 레위기 같은 곳에서 법으로 연좌제를 금하는 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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