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영상] 사이(feat.하현우)-에이브(Aev) (2016연말전국투어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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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노래들은 가사가

하나의 이미지이면서도 하나의 시인데,

그 중에서도 서정성이 깊고 찐한 곡.


가사가 진짜 장난이 아님. 

(이거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듣고 듣고 또 들어도 먹먹한 곡.

그래서 오히려 희얀하게

힐링과 위로가 되는 곡.





Aev Diary Vol.10



(영상: 엉터리님 유튜브 - 사 이 [2016 국카스텐(Guckkasten) 연말 전국투어 HAPPENING 대구(20161217)])



메마른 이 길 위에 

현실의 갈피 속에

한 자락 바람결에 

걸음을 멈춰 뒤를 보다


나를 비껴간 봄날이

떨어뜨린 향기들을

따라가, 따라가, 따라가


잰걸음 사이에도 

저 빌딩들 사이에도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모두 가지려 발버둥을 쳐도 

작은 두 손에 잡힌 건

부스러진 욕심과 

닳아 버린 희망과 

게워 버린 상한 믿음들


잰걸음 사이에도 

저 빌딩들 사이에도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긴 계단 사이에도 

빼곡한 달력 안에도 

찾을 수 없었던 내 모습


허공 속에서 건져냈던 

내가 증명될 모든 것이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사라져


먼 곳으로 떠났고 

세상의 뒤를 밟고

결국 도착한 이곳은

나를 두고 왔던 이자리



-


가사가 내게 이렇게 와닿는 이유는 

지난 날의 내 모습과 자꾸

겹쳐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탕자처럼 집을 떠나 

세상의 뒤를 밟고 

먼 곳으로 떠났는데, 

내 것 같았던 봄날은 

나를 비껴가버렸고 길은 메말랐다. 

잰 걸음으로 빨리 타닥타닥 

걸어봐도 잡히지 않고, 

달력에 정신없이 계획들과 약속들을 

빼곡히 적어 넣어도 

찾을 수 없었던 내 모습. 

깜깜한 어둠 속 까마득한 

허공에서 겨우 건져낸, 

내가 증명될 모든 것들

-내가 성취하고 이뤄내어 

나를 설명해 줄 거라 생각했던 것들-은 

어느새 돌아보면 다 사라져 있고. 

결국 지친 걸음으로 내가 도착한 곳은 

옛적 내가 버리고 떠나온, 

그렇게 찾아 헤매던 

나를 두고 온 이 자리. 



내가 자꾸 하현우 음악에 놀라는 것은 

내 감성과 내 감정선들의 끝이 

너무 맞닿아있는 것 같아서다.

마치 내가 느꼈던 것들, 

내 진짜 마음들을 직접 겪은 것처럼 

고스란히 노래로 만들어주는 것 같음.

그래서 가사도 가사대로 장난 아니지만, 

또 인터뷰나 멘트들을 들으면서 놀랄 때가 많다. 

삶의 자국이나 갖고 있는 생각을 

어렴풋이 훔쳐봤을 때 

나의 그것과 흡사한 부분이 많아서 

계속 더 찾아듣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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