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03 국카스텐 하현우 한예진 특강 (멘트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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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아는 하현우 전설의 한예진 특강 녹본.

이걸로 하현우 멘탈에 발려서 본격 입덕의 길로. 




유툽에 영상이 아직 살아 있어서 링크겁니다.

약 2시간 정도인데 본인이 입을 신나게 털어서 재미집니다.

음악대장 이전의 하현우에 대해, 음악에 대한 철학에 대해.

음악만 괴물처럼 하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가 존나 천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발린 멘트들 정리




1. 음악의 정체성

어느순간 이제는 마냥 
장난으로 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

자퇴서

저는 자퇴서 안내도 됐었거든요 휴학서 내고 

좀 해보다가 안되면 다시 돌아가도 됐었거든요.

근데 저는 일부러 자퇴서를 냈었어요.

왜냐면 제가 게으르다는 걸 전 알기때문에

제가 위급한 상황으로 스스로를 밀어내야만

저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극적인 상황으로 몰아가려고

자퇴서를 냈었어요.


그림, 소설, 시, 빵을 만드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운전하는 사람

자기가 하는 일에 있어서 자기가 하는 일이 
곧 자기의 세계고 그 세계안에서 자기가 
그 일을 함으로써 만들어져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가사 쓰는 거에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시를 많이 읽으면서 어떻게 
노래 안에서 운율을 가지고 갈 수 있을까, 
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이 음악이라는거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나한테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이게 과연 뭘까,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고 내가 이걸 진짜 좋아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노래를 진지하게 만들기 시작했어요.
(이때 C#마이너, G#마이너코드로만 만든 곡-나침반)


2. 의지 

안산-강원도 무전여행

(강원도 민박 시절 - 1집 작업 때)

이제 8-9곡 정도 딱 만들었을 때 뭔가 

다시 밴드를 하기 위해서 의지가 좀 필요할 거 같아서  

안산에서 강원도까지 걸어갔었어요.

땡전 한 푼 없이, 어차피 앵벌이 잘하니까.

저는 일부러 더 저를 하찮게 만들었어요.

완전 땅바닥으로 저를 집어던져서

완전히 자존심도 아주 없는 상태로 저를 만들었어요.  

깨끗하게, 하얗게 완전 아무 것도 없게.

(그때 나온 노래 - 토들)



3. 그림

노래를 만들 때 테크닉을 믿지 않는 편이에요.

왜냐면, 진자 창작을 하기 위해서는

진짜 괜찮은 노래, 진짜 세상에 흔치 않은 

노래를 만들고 싶으면 그림을 보라고.

소설도 그렇고, 시도 그렇고, 

심지어 말하는 것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그림을 많이 보다 보면은요,

여백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채우는 것, 

언발란스, 과함, 심플함, 비율

많은 것들을 알게 되거든요.

단순히 눈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온 몸으로 발견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미지의 색깔에 따라 

제 기분이나 상태가 많이 바뀌어요.

그래서 저는 작업을 할 때, 모니터 안에 

어떤 사진이 있느냐가 제가 뭔가를 할 때나 

작업을 할 때 굉장히 중요해요.

핸드폰 배경이나 이런 거, 

내가 눈으로 계속 늘상 봐야하는

이미지들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

요즘에는 피카소를 걸어 놨어요. 

그림이랑 작업실 사진같은거.

이렇게 대단한 사람도 이 외로움과 혼자 싸우면서 

이 공간에서 이렇게 작업을 했는데,

지금 나같은 애는 나갈 때가 아니구나 하면서

자리에 꾹참고 앉아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



4. 20대

제 20대는 다 실패로 얼룩져 있어요.

제 20대를 이미지로 보면 한페이지가 

빼곡히 물음표밖에 없어요 다.

중간중간 느낌표 몇개 있고, 점점점 몇개 있고.

나머지는 다 물음표인거에요, 

저는 20대를 그렇게 보냈어요.

왜냐면 뭘 어떻게 하고 싶어도 

누가 뭘 알려주질 않았으니까요.

일하고, 구걸하고, 납땜하고, 

막 추위타고, 어디 떨어지고, 뭐 버리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정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20대에 그렇게 했었기 때문에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손가락도 왜 기타 처음 치기 시작할 때는 

막 터지고 고름잡히고 그러잖아요?

그러다가 나중에 보면 굳어요 단단하게. 

나중에는 아픈걸 몰라요.

저는 20대를 그렇게 보냈던 거 같아요.

계속 터지고 찢어지고 고름나고 아물고 또 터지고.

이런시기를 계속 거쳐서 지금 30대가 된거 같아요.

그때가 없었더라면 힘든 순간에 

제가 제대로 이겨내지 못했을 거 같고

어떤 가치 있는 일을 접했을 때 

그게 정말 가치 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되고

나중에 상황이 더 좋아져도 너무 자만하지 않고

다시 떨어지고 힘들어질때도, 아뭐, 뭐어쩌

나 땡전한푼 없이도 강원도까지도 걸어갔다 왔는데 

뭐가 무섭냐, 뭐 없으면 없는거지,

이런 것들이 저는 20대에 다 생겨났었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이라도 젊고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을 때, 

뭐를 성공할려고 하는 것보다는 

성공을 하든 말든, 그냥 무조건 부딪쳐보는 게 

요한 거라는걸 생각하게 됐어요.



5. 정체성 다시 한 번 더 

저는 살아오면서 여자를 그렇게 

많이 만나본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되게 외로웠었어요.

돈도 없어서 외로웠었고, 친구도 많지 않아요.

그래서 너무 외롭고 허전하다보니까 

나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이 방황만 하고 

물음표밖에 없는거에요.

처음에는 내 정체성을 찾자 이런게 아니라

그냥 뭐라도 발견하고 싶었어요. 아무거라도.

발견을 해야만 내가 이 세상 사람들하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인거 같은 생각도 들고.

내가 이렇게 바보같고, 사람들이 정신차리라고 하고, 

손가락질 했던 것들 그런 것들이 쌓이니까 

아무리 제가 담대해도 흔들리게 되어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뭔가 나를 지탱할 수 있는 

큰 기둥을 찾고 싶었어요. 그리고 찾았었어요. 

그때 거기서 음악을 하지 않고 

운동을 했다면 운동으로 제 정체성을 찾았을 거에요.

처음에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내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해서

제 무기를 찾고 있었던 거죠. 

정체성을 처음부터 찾은게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세상을 공격하지 못할지언정 

제가 방어라도 할 수 있는 어설픈

무기라도 있다는게 심적으로 큰 위로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음악은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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