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Life & Daily · 2026. 4. 7. 06:00
나는 왜 한국을 떠났을까: 조금 느려도 괜찮은 삶 뉴질랜드
학창 시절 나는 달리기 경주를 잘 못했다. 혼자 달리는 100미터는 잘해서 대표 선수로 뽑히기도 했지만, 여럿이 함께 뛰는 경기에서는 몸싸움에서 밀려 자꾸 뒤처졌다. 출발과 동시에 다른 선수들을 밀어내야 앞서 나갈 수 있는데, 나는 늘 무의식적으로 양보해버렸다. 퇴근 시간,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문득 그때의 달리기가 떠올랐다.한국에서는 늘 악착같이 살아야 했다. 지하철에서도 모질게 사람들을 밀치고 내려야 했고, 회사에서는 끈질기게 버텨야 했다. 야근과 회식이 이어져도 내 몸 상태를 돌볼 여유는 없었고, 성희롱 섞인 농담을 던지는 상사 앞에서는 입술을 깨물며 참아야 했다. 그런 일상이 버거웠다. 나는 어릴 때부터 싸우기 싫어 양보하던 사람이었고, 그 성향은 어른이 되어서도 바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