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다 아는 하현우 전설의 한예진 특강 녹본.
이걸로 하현우 멘탈에 발려서 본격 입덕의 길로.
유툽에 영상이 아직 살아 있어서 링크겁니다.
약 2시간 정도인데 본인이 입을 신나게 털어서 재미집니다.
음악대장 이전의 하현우에 대해, 음악에 대한 철학에 대해.
음악만 괴물처럼 하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가 존나 천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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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린 멘트들 정리
1. 음악의 정체성
+
자퇴서
저는 자퇴서 안내도 됐었거든요 휴학서 내고
좀 해보다가 안되면 다시 돌아가도 됐었거든요.
근데 저는 일부러 자퇴서를 냈었어요.
왜냐면 제가 게으르다는 걸 전 알기때문에
제가 위급한 상황으로 스스로를 밀어내야만
저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극적인 상황으로 몰아가려고
자퇴서를 냈었어요.
그림, 소설, 시, 빵을 만드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 운전하는 사람
이 음악이라는거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2. 의지
안산-강원도 무전여행
(강원도 민박 시절 - 1집 작업 때)
이제 8-9곡 정도 딱 만들었을 때 뭔가
다시 밴드를 하기 위해서 의지가 좀 필요할 거 같아서
안산에서 강원도까지 걸어갔었어요.
땡전 한 푼 없이, 어차피 앵벌이 잘하니까.
저는 일부러 더 저를 하찮게 만들었어요.
완전 땅바닥으로 저를 집어던져서
완전히 자존심도 아주 없는 상태로 저를 만들었어요.
깨끗하게, 하얗게 완전 아무 것도 없게.
(그때 나온 노래 - 토들)
3. 그림
노래를 만들 때 테크닉을 믿지 않는 편이에요.
왜냐면, 진자 창작을 하기 위해서는
진짜 괜찮은 노래, 진짜 세상에 흔치 않은
노래를 만들고 싶으면 그림을 보라고.
소설도 그렇고, 시도 그렇고,
심지어 말하는 것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그림을 많이 보다 보면은요,
여백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채우는 것,
언발란스, 과함, 심플함, 비율
많은 것들을 알게 되거든요.
단순히 눈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온 몸으로 발견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미지의 색깔에 따라
제 기분이나 상태가 많이 바뀌어요.
그래서 저는 작업을 할 때, 모니터 안에
어떤 사진이 있느냐가 제가 뭔가를 할 때나
작업을 할 때 굉장히 중요해요.
핸드폰 배경이나 이런 거,
내가 눈으로 계속 늘상 봐야하는
이미지들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
요즘에는 피카소를 걸어 놨어요.
그림이랑 작업실 사진같은거.
이렇게 대단한 사람도 이 외로움과 혼자 싸우면서
이 공간에서 이렇게 작업을 했는데,
지금 나같은 애는 나갈 때가 아니구나 하면서
자리에 꾹참고 앉아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
4. 20대
제 20대는 다 실패로 얼룩져 있어요.
제 20대를 이미지로 보면 한페이지가
빼곡히 물음표밖에 없어요 다.
중간중간 느낌표 몇개 있고, 점점점 몇개 있고.
나머지는 다 물음표인거에요,
저는 20대를 그렇게 보냈어요.
왜냐면 뭘 어떻게 하고 싶어도
누가 뭘 알려주질 않았으니까요.
일하고, 구걸하고, 납땜하고,
막 추위타고, 어디 떨어지고, 뭐 버리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정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20대에 그렇게 했었기 때문에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손가락도 왜 기타 처음 치기 시작할 때는
막 터지고 고름잡히고 그러잖아요?
그러다가 나중에 보면 굳어요 단단하게.
나중에는 아픈걸 몰라요.
저는 20대를 그렇게 보냈던 거 같아요.
계속 터지고 찢어지고 고름나고 아물고 또 터지고.
이런시기를 계속 거쳐서 지금 30대가 된거 같아요.
그때가 없었더라면 힘든 순간에
제가 제대로 이겨내지 못했을 거 같고
어떤 가치 있는 일을 접했을 때
그게 정말 가치 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되고
나중에 상황이 더 좋아져도 너무 자만하지 않고
다시 떨어지고 힘들어질때도, 아뭐, 뭐어쩌
나 땡전한푼 없이도 강원도까지도 걸어갔다 왔는데
뭐가 무섭냐, 뭐 없으면 없는거지,
이런 것들이 저는 20대에 다 생겨났었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이라도 젊고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을 때,
뭐를 성공할려고 하는 것보다는
성공을 하든 말든, 그냥 무조건 부딪쳐보는 게
중요한 거라는걸 생각하게 됐어요.
5. 정체성 다시 한 번 더
저는 살아오면서 여자를 그렇게
많이 만나본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되게 외로웠었어요.
돈도 없어서 외로웠었고, 친구도 많지 않아요.
그래서 너무 외롭고 허전하다보니까
나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이 방황만 하고
물음표밖에 없는거에요.
처음에는 내 정체성을 찾자 이런게 아니라
그냥 뭐라도 발견하고 싶었어요. 아무거라도.
발견을 해야만 내가 이 세상 사람들하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인거 같은 생각도 들고.
내가 이렇게 바보같고, 사람들이 정신차리라고 하고,
손가락질 했던 것들 그런 것들이 쌓이니까
아무리 제가 담대해도 흔들리게 되어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뭔가 나를 지탱할 수 있는
큰 기둥을 찾고 싶었어요. 그리고 찾았었어요.
그때 거기서 음악을 하지 않고
운동을 했다면 운동으로 제 정체성을 찾았을 거에요.
처음에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내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해서
제 무기를 찾고 있었던 거죠.
정체성을 처음부터 찾은게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세상을 공격하지 못할지언정
제가 방어라도 할 수 있는 어설픈
무기라도 있다는게 심적으로 큰 위로가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음악은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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