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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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러너를 보고 바로 달린 영화라서

집중하지 않고 봤는데,

그 집중하지 않고 본 게 너무 아까웠던 영화!

최고최고 ㅠㅠ



퓨리 (2014)

Fury 
8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라보프, 마이클 페나, 존 번달
정보
액션, 전쟁 | 영국, 중국, 미국 | 134 분 | 2014-11-20
글쓴이 평점  


우선 이 기사를 먼저 읽고 가자.



흔히 전쟁영화가 압도적인 영상미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전쟁의 규모를 키우고 무대를 키우고 사람을 투입하는 반면

이 영화는 그동안 많이 보여지지 않았던 전쟁의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런 점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인간적인' 전쟁 영화가 많이 고프지 않았나 싶다.


전쟁도 결국 인간이 하는 건데, 그 급류 기슭에 선 '인간'으로서의 고민과 갈등,

그 가운데서 두려워하고, 분노하고, 떨려하는 모든 감정들을 가감없이 잘 보여준다.

참고기사.





대장 역의 브래드 피트와 그 아래 부하들이 그들만의 전우애로 뭉쳐

나중에 같이 전사하는 모습까지 너무나 인간적일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어떠한 어메이징한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것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는 모습이 너무 장엄했기 때문일까?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바이블이 인용한 이사야서 말씀에서 

단순히 눈물이 날뻔 한 게 아니라, 

내 마음에 무언가가 묵직하게 내려 앉는 느낌이 들었던건,

저 말씀을 듣고 읽고 믿는 나에게도 앞으로 주어질 어떤

엄청난 책임감을 살짝 엿보았기 때문일까?


그리고 내가 꼽는 명장면, 두 부분인데 이어져 있기도 하다.


1

마지막 전투, 내 맡은 임무를 다한다, 그렇지만 너희는 숨으려면 숨어라, 하던 대장과

갈등하다가 결국엔 이 탱크가 우리의 집이라며 다같이 전투 태세를 갖추는 부하들.

열을 맞춰 행진해오는 300여명의 나치근위대.

다 부숴져버린 탱크, 모자란 탄약, 군인은 총 5명.

이건 뭐 그냥 죽자는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다같이 마지막 위스키를 돌려마시고 농담을 따먹다가, 

바이블이 치는 대사가 간담을 서늘하게 심장을 묵직하게 한다.

"제가 가끔 생각하던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사실 자주 생각해요.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이사야 6:8)"


여기서 정말 디테일하게도, 

바이블이 중간 지점에서 울음을 꾹꾹 참아내는 몇초가 주어졌다는 것이 참.

여기서 포기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여기서 잘 도망치면 살 수 있는 확률이 충분하다.

그리고 이미 연합군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 임무를 다 하기 위해 죽을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는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울며) here am i, send me!"

와 정말 다시 생각해도 소름돋고 제일 명장면, 명대사.

나는 과연 그 죽을 자리에서도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할 수 있을까?

절대 못할거 같다. 

친근하던 이사야 말씀이 너무나 무겁고 무섭게 다가왔다.

퓨리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무섭지 않아서 피하지 않은 게 아니다.

도망칠 수 없어서 가지 않은 게 아니다.



2

결국 그들은 장렬히 그 탱크 안에서 전사한다.

노먼이라는 신참만이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모두가 죽고, 총에 맞아 죽어가는 대장과 노먼이 마주본다.

밖에서는 남은 나치근위대가 숨이 붙어 있는 병사를 죽이려 

이 탱크를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노먼이 잡히면 어떻게 될까, 잔인하게 고문한 뒤 죽일까?

아니면 바로 총을 쏴서 죽일까?

더이상 도망갈 구멍은 없고, 남은 시간도 없다.

두렵고 무서워서 노먼이 울며 말한다. 

그들이 나누는 마지막 대화가 심장을 콕콕 찌른다.


대장님, 항복하고 싶어요!

제발 그러지마. 그들은 널 유린하고 결국 죽일거야.

끝까지 싸워 제발.

두려워서 미치겠어요.

나도 두려워.


그리고 대장은 노먼에게 탱크 아래 구멍으로 도망가라고 말한다.

독일군이 뚜껑을 열기 전에,

노먼은 구멍 밑으로 내려가고, 독일군이 내려 던진 폭탄 두 개가 탱크 안에서 뻥, 뻥-

노먼은 그 아래 흙을 파서 몸을 덮고는, 죽은듯이 잠들어버린다.

그리고 지나가는 독일군 소리에 잠시 정신을 차린 노먼,

지나가던 꼬마군인이 전차 밑 노먼과 눈을 마주친다. 몇 초가 흐르고,

소년은 아무말 없이 그냥 일어나서 지나간다.

노먼은 다시 탱크속에 들어가고 지나가는 미군에 의해 구출된다.


영화의 마지막 씬은 그 교차로 한 가운데에 있는 퓨리, 탱크를 줌아웃한다.

주변엔 시체들이 쌓여있고, 왔다갔다하는 많은 군인들의 모자가 보인다.

이 곳에서 적군을 막는다, 이 임무를 끝까지 완수한 퓨리. 

그들의 그 정신! 찬찬히 더 곱씹을만 하다.

전쟁은 사실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들이 많이 드러날텐데,

전쟁영화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부분을 잘 캡쳐해서

아주 매끄럽게, 튀어나가지 않게 잘 다듬어서 보여주었다.



영화가 끝나고서는 정말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최고다 퓨리, 최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과 배우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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