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에 대해서 (안나 프로이트, IQ와 EQ 관계, 내면치유, 분노와 슬픔 다루기, 영화 어댑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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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딸이자 유명한 정신분석 이론가인 안나 프로이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항상 내가 강해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길을 내 밖에서 찾아왔다.

그러나 그 길은 내 안에 있다. 항상 거기에 있다." 

 

 

우리는 흔히 '어떻게 말할 것인지' 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우리가 우리 스스로와 맺는 관계,

그리고 타인과 맺는 관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들은 것인지' 이다.

영어 표현에서 '듣다' 를 뜻하는 대표적 동사는 'hear' 과 'listen',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이 둘은 얼핏 같은 뜻을 공유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먼저 'hear' 은 의식적인 노력이나 집중 없이 우리 귀를 스치는 모든 소리에 대한 반응이다.

우연히 들린 모든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listen' 은 보다 의식적인 선택과 집중을 표현한다. 따라서 경청의 자세가 포함된 표현은

'listen' 에 가깝다. 건성으로 들리는 것만 듣는 게 아니라 듣고자 하는 것을 주의깊게 듣는 것이다.

경청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포용이다. 판단하고 평가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경청하기 힘들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도 잘 들리지 않는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쌍둥이 역할을 하며 출연한 영화 <어댑테이션>을 보면 외모는 같지만

성격과 자존감이 정반대인 쌍둥이 형제가 나온다. 먼저 쌍둥이 형 찰리는 매사에 소극적이며

우울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에 그의 동생 도날드는 찰리와 똑같이 볼품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매사에 장난기가 가득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찰리 : 나는 평생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집중하고 걱정하며 살았어.

그런데 넌 모르고 살더라. (중략) 고등학교 때 도서관 창문으로 봤어. 넌 사라 마셜이랑

이야기하고 있었지.




도날드 : 아, 난 걔 진짜 좋아했는데.

찰리 : 알아. 넌 친한 척하는데 네가 가니까 걔가 네 뒷말하면서 우습게 말하더라.

마치 나를 놀리는 느낌이어서 별로였어. 근데 넌 전혀 모르고 그냥 행복해 보이더라.

도날드 : 사실 나, 다 알고 있었어. 나도 다 들었거든.

찰리 : 근데 왜 행복해 보였지?

도날드 : 나는 걜 좋아했어. 그 감정은 내 거잖아. 그 사랑하는 감정은 내가 가진 거지.

그건 사라라도 가져갈 수 없는 거야. 그냥 상관 없이 사랑했어.

찰리 : 아우, 그럼 너무 비참한 거 아냐?

도날드 :  그건 걔가 알아서 할 거지 내가 신경쓸 건 아냐. 내 사랑은 내 거야.

그 누구도 그 사랑을 뺏어갈 순 없지. 난 아주 예전부터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이런 생각으로 자존감을 바라본 그는 우리의 탄탄한 자존감을 위해 한 가지를 강조한다.

바로 무조건적인 자기수용이다.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이 얼마나 못나 보이든, 상황이 얼마나

어렵든, 그저 스스로를 무조건 안아주라는 것이다.

 

 

아이일 때에는 좌절이 참 많다. 좌절이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을 때

그 좌절은 크게만 느껴지고, 내 안에서 그대로 머물게 된다. 그래서 아이는 좌절의 순간마다

자신을 품어줄 수 있는 어른에게 다가간다. 그러면 어른들은 "어이쿠, 넘어졌어? 괜찮아.

엄마가 저거 맴매해줄게." , "오빠가 인형 뺏어갔어? 그럼 안 되지. 같이 가서 오빠한테 달라고

해 보자." 라고 말하며 아이를 달래준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 마음을 알아주고 설명해주는 대상은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그래 그랬구나. 네 마음이 안 좋았겠다. 나라도 너처럼 느꼈을 거야.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대상 말이다.

아무도 그렇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나라도 내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피자.

내 감정과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괜찮다고 다독여주자.



 

 

눈에 보이는 것은 쉽게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마음처럼 쉽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흔히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마음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 심각한 일들이 벌어진다.

인간은 '객관적 현실'과 '심리적 현실' 이라는 두 개의 현실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객관적 현실'

로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심리적 현실' 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일어난다. 남들은 나의 객관적 현실을 보지만 나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주관적 현실인 심리적 현실을 산다.

 

 

영국에는 'What matters most is how you see yourself' 라는 말이 있다.

번역하면 '중요한 것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 이다. 행복과 불행이

마음의 평가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마음이 부정적인 데를 보고 있으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성경에서도 같은 가르침을 볼 수 있다.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장 23절) 마음을

지키는 것이 생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분노가 병이 되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분노의 마음을 다스리려면 상대방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분노에 휩싸여 있을 땐 내가 너무 작아져 있고 상대방이 너무 커져 있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 눈짓 하나가 나에게 폭풍이 되는 것이다. 작은 사람은 강하고 큰 상대방을

용서할 수 없다. 용서하려면 스스로 당당해지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자존감이 낮으면 용서하기가 어렵다. 상대방이 폭풍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상대방은

자극을 주었을 뿐 폭풍은 내가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결국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나를 해칠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 원인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임을 알게 된다.

내가 나의 인생을 좌우하는 존재임을 아는 것이 진정한 자존감의 회복이다. 



 

 

슬플 때는 참지 말고 울어야 한다. 사실 눈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눈물은 슬픔을 씻어내는 약이다. 아이들은 서러울 때 마음 놓고 소리 지르며 운다.

배고플 때도 울고, 서러울 때도 울고, 엄마가 보고 싶을 때도 운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슬픔 억누르기'를 배운다.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억누르고

자기 조절을 못하게 될까봐 두려워서 억누른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모즐리 박사는 "눈물에 씻겨 내려가지 못한 슬픔은 위장을 아프게 한다"

고 했다. 위장뿐이 아니다. 가슴도 아프게 하고, 우울증에 빠뜨리기도 한다.

메마른 말과 지식만으로는 마음이 치유되지 못한다. 공감과 감격의 눈물이 필요하다.

기도하며 울고, 대화하며 울자. 혼자서도 울고 함께도 울자. 울어야 할 때 울 수 있는

인격이 건강한 인격이다. 울어야 슬픔도 잘 이겨낼 수 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돌보던 방식으로 자신을 돌보게 된다.

자녀가 세상과 관계맺는 방식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다.

죄책감에 잘 빠지는 사람들은 유년기를 불행하게 보낸 경우가 많다.

비단 경제적인 불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 환경을 의미한다.

특히 너무 엄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의 심적 환경은 불행하다.

가혹하게 처벌하는 부모, 얼음처럼 차갑고 비정한 부모, 너무나 높은 기준을

강요하는 부모, 아이의 능력과 관계없이 명품 자식을 강요하는 부모는 

자식의 성격을 자학적으로 만든다.

인간이 성장한다는 것은 자기를 성찰하여 마음에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유년기의 병적인 영향을 찾아내고 치유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마음 속의 아이찾기'라고 이름 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경험은 과거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과거 완료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분석을 통해 마음속에 들어가 보면

결코 완료되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게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내면 치유의 시작과 목표는 내면화되어 있는 상태를 표출하는 것이다.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은 그 사건이 나에게 일어났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나의 존재에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라는 분명한

인식이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바꿀 수 있다.

일어났던 사건 자체보다도 그 사건을 받아들이고 해적하여 나 스스로 내면화시킨

나의 시각이 중요하다. 나를 야단치고 비판하지 말자.



 

 

IQ가 높은 사람들은 문제를 잘 풀지만 EQ가 높은 사람들은 감정 파악을 잘한다.

'내가 화났나?', '내가 슬픈가?' 자기 감정을 파악한 후에 '그런데 이 감정은 뭐지?'

하는 식으로 자기분석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괜찮아. 내가 누군데! 이보다 더 어려울

때도 잘해 왔는데 이까짓 걸 가지고 뭘….' 이렇게 긍정적인 언어를 마음에 먹인다.

그러면 뇌의 변화와 호르몬의 변화가 나타나 마음이 밝아질 수 있다.

특별히 건강한 사람들은 이렇게 마음 관리를 잘 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이름이 아닙니다.

이름이 달라져도 당신은 당신입니다.

어떤 직업을 가졌든, 설령 직업이 없어도

당신은 당신입니다.

당신은 누구의 아들이고 딸입니다.

동시에 남편이나 부인이기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역할들은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의 몸은 당신이 아닙니다.

몸이 당신의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변합니다.

당신은 역할 그 이상입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인용한 책>

 

 

행복을 부르는 자존감의 힘 / 선안남

이무석의 마음 / 이무석

오제은 교수의 자기사랑노트 / 오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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