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8. 28
칼릴 지브란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이 책 읽고 실망하게 된 케이스...
이런 생각으로 이런 철학을 가지고
그렇게 수박 겉핥기를 할 수 있다니...
결국 그는 정말 중요한 핵심에는 펜 끝으로
건들어보지도 못한 것이 아닌가?
에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옮겨 적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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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오다
이별의 순간이 오기 전까지 사랑은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깨닫지 못했답니다.
(사제들과 여사제들이 배를 타고 떠나려는 알 무스타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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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하여
부부는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둘 사이에도 공간을 두십시오.
그리하여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춤추게 하십시오.
서로 사랑하되, 그 사랑이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두 영혼의 기싥에 출렁이는 바다를 두십시오.
서로의 잔에 포도주를 채우되, 어느 한쪽 잔을 먼저 비우지 않도록 하십시오.
서로 빵을 나누되, 어느 한쪽 빵만 먹어서는 안 됩니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춤추며, 더불어 즐거워하십시오. 하지만 서로를 홀로 있게 놔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같은 음악을 연주할지라도 저 혼자는 따로 떼어진 류트 줄처럼.
마음을 주고받되, 모두 내맡기지는 마십시오.
그대 마음을 단단히 감싸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생명의 손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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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하여
당신은 활입니다. 아이라는 살아 있는 화살은 당신을 떠나 미래를 향해 날아갑니다. 궁수는 끝없이 펼쳐진 길 끝을 견야하여 힘차게 당신을 구부립니다. 화살이 더 빠르고 더 멀리 날아가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몸이 궁수의 손에 구부러지는 것을 기뻐하십시오.
궁수는 날아가는 화살도, 아직 손에 머물러 있는 활도 똑같이 사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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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 대하여
열심히 일해서 일용할 양식을 얻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노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의 가장 은밀한 비밀에 다가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대가 노동을 고통으로 여겨 “태어난 것 자체가 재앙이다. 이 몸뚱이를 먹여 살리는 일은 내 이마에 새겨진 저주다”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그대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만이 그 저주를 말끔히 씻어줄 것이라고.
또한 노동은 사랑이 없다면 공허한 것입니다.
사랑을 담아 일할 때만이 자기 자신과, 남과, 그리고 신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랑을 담아 일하는 것이란 무엇을 뜻할까요?
그것은 사랑하는 이에게 옷을 지어 입힐 수 있도록 그대 마음에서 자아낸 실로 옷감을 짜는 일과 같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이가 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집을 짓는 일과 같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이가 열매를 먹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사랑으로 씨앗을 뿌리고 기쁨으로 거두어들이는 일과 같습니다.
또한 그것은 그대가 빚은 모든 것에 그대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는 일입니다.
노동이란 눈에 보이게끔 만들어진 사랑입니다. 사랑의 손길로 일하지 못하고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바에는 차라리 일손을 놓고 신전 문 앞에 앉아, 기쁜 마음으로 일하는 이들에게 구걸이나 하는 편이 낫습니다.
정성을 담지 않고 빵을 대충 굽는다면 쓴 빵을 얻게 될 것이요, 그 빵은 우리의 주린 배를 절반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귀찮은 마음으로 포도를 짠다면 그 마음이 독이 되어 포도주에 고스란히 녹아들 것입ㄴ다.
당신이 천사처럼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더라도 그 노래를 즐기지 않는다면 노래는 오히려 듣는 이의 귀를 먹게 하여 낮과 밤의 속삭임을 듣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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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하여
집은 그대의 커다란 육체와 같으니,
그대의 집에는 꿈과 마음의 평안과 추억과 아름다움이 있습니까?
집은 닻이 아닌 돛대로 만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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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대하여
그대가 내버리려는 것이 폭군의 지위라면, 먼저 그대 안에 들어앉은 왕좌가 무너졌는지 아닌지 확인하십시오
제아무리 폭군이라도 자유롭고 자긍심 높은 자를 지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자유 안에 압제가 존재하지 않고, 그 긍지 않에 부끄러움이 없는 한.
그대가 벗어던지려는 것이 근심거리입니까. 그것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그대가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또는 불안감입니까. 떨쳐버리고자 하는 그 불안감의 뿌리는 그대 마음 속에 있는 것이지, 그대를 겁먹게 하는 자의 손아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대의 자유도 족쇄가 풀리면 이번에는 그 자신이 더 큰 자유의 족쇄가 될 것입니다.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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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하여
고통은 그 대부분이 스스로 선택한 것.
그대 내면의 의사가 그대 안의 병든 자아를 치료하느라 권하는 쓰디쓴 한 모듬 약.
그러니 그 의사를 믿고, 그가 내미는 약을 잠자코 받아 마시십시오.
그 손이 아무리 거칠고 딱딱해 보일지라도, 보이지 않는 분의 부드러운 손길에 인도되고 있으므로,
그가 내민 잔이 아무리 그대의 입술을 불태운다 해도 신의 거룩한 눈물로 흙은 반죽하여 빚은 잔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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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에 대하여
천문학자는 그대에게 우주에 관한 자신의 지식을 말해줄 수 있으나 자신이 이해한 것을 고스란히 전해주지는 못합니다.
사물을 포착하는 능력은 오로지 그 사람의 것입니다. 자기 날개를 남에게 빌려줄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대들은 모두 저마다 홀로 신의 지식 앞에 서 있습니다. 마차낙지로 그대가 신을 알고 대지를 이해할 때 그 지식은 그대만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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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대하여
길이나 장터에서 친구를 만나거든 그대의 영혼으로 하여금 그대의 입술을 움직이고 그대의 혀를 이끌게 하십시오.
그대 목소리 속에 있는 목소리로 말하면 그의 귓속에 있는 귀에 닿을 것입니다.
그래야만이 그대 마음속 진리가 듣는 이의 영혼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포도주의 색깔은 잊히고 그 포도주를 담았던 잔은 썩어 없어지더라도 혀가 포도주의 맛을 영원히 기억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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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
나를 기억할 때면 그대들이여, 다음 말도 기억해주십시오.
그대들 안에서 가장 연약하고 가장 불확실해 보이는 존재가 실은 가장 강하고 확실한 존재임을.
그대들의 뼈대를 세우고 튼튼하게 하는 것은 그대들의 가녀린 숨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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