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 복면가왕 최초 9연승 음악대장 하현우 인텁 (영상 텍본) 플레이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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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영원히 가왕의 타이틀을 지킬 것만 같았던 MBC <복면가왕>의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20주만에 가면을 벗었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음악대장의 정체는 록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였다.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5개월 동안 철저히 함구했던 하현우가 드디어 속내를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전국투어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하현우와 국카스텐 멤버들을 경기도 안산의 한 연습실에서 플레이디비가 단독으로 만났다.

 

가장 위협적 상대는 ‘램프의 요정’ 김경호

식당 아주머니 권유가 결정적 출연 계기

 

 

Q.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9연승까지, 18주동안 가왕을 이어가리라고 예상했나요?

하현우(이하 현우) : 아뇨. 전혀 예상 못했죠. 노래 잘하는 분이 요즘 너무 많잖아요. 노래 잘하는 다른 출연자들을 보면서 ‘아 이번엔 저분이 가왕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정길(드러머. 이하 정길) : 진짜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전 TV를 잘 안보는 편인데 현우가 나오는 건 챙겨봤어요. 진짜 잘하는 사람이 많던데요? 테이, 효린, <위대한 탄생>출신의 한동근 씨 등이 기억에 남아요.

현우 : 저는 김경호 형님이 가장 위협적으로 느껴졌어요. 제가 <복면가왕> 하면서 본 무대 중에 가장 압도적이었거든요. 현장 관객들도 굉장히 흥분한 반응을 보였고요. 그래서 김경호 형님이라면 제가 가왕 자리에서 물러나게 돼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너무 멋있어서 저도 모르게 경연을 잊고 무대를 즐기고 있었죠.

 

Q. 김경호 씨와 가왕전을 치를 때 부른 ‘백만송이 장미’는 힘을 많이 빼고 부른 곡이었잖아요?

현우 : 맞아요. 사실 전 패턴이 있었어요. 이번 주엔 강한 곡, 다음주에는 힘을 뺀 곡… 이런 식으로 패턴을 만들어서 경연을 이어갔죠. 30대 가왕전을 치렀던 주에는 힘을 뺀 곡을 준비해 갔는데 상대 가수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누가 들어도 김경호 선배더라고요.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었죠. 경호 형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로커잖아요. 그래도 이길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던 거죠. 많은 분들이 음악대장이라는 캐릭터 자체를 사랑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이 아닐까요? 

Q. 처음엔 <복면가왕>에 출연할 마음이 없었다고 들었어요.

현우 : 출연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복면가왕> 언제 나가냐는 소리를 종종 하니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결정적인 계기는 식당 아주머니의 권유였죠. ‘TV 좀 나오라’고 하시는데, 오리 고기도 공짜로 주시고 저희한테 잘해 주시던 분이라 그 권유를 흘려 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 분의 한마디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지금쯤 그 아주머니는 “쟤 나 때문에 <복면가왕> 나간거야.”라고 자랑하지 않으실까요? (웃음)

 

 

Q. 신해철 씨의 곡들을 경연에서 많이 선보이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현우 : 말 안 해도 사람들이 다 아는 것 같던데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어요. 신해철 선배님의 곡 외에도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모든 노래가 제가 평소에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예요. 부르고 싶은 곡들을 원 없이 불러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정길 : 전 현우랑 어렸을 때부터 친구거든요. <복면가왕> 출연으로 인해 현우의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고 봐요. 20대 초반 때 현우랑 피아노를 치면서 누가 더 낮은 목소리를 낼 수 있나 대결해 본 적이 있어요. 제 목소리가 평소 굉장히 저음인데 현우가 한 음 더 낮게 내서 이기더라고요. 그렇게 저음도 잘 내는데 국카스텐의 음악으로는 저음을 사용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국카스텐에게 파워풀한 사운드, 강렬한 고음을 원했으니까요. 하지만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저음을 많이 사용한 노래도 보여줄 수 있게 됐죠. 덕분에 음악세계가 더 넓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그동안 음악대장에 대한 수많은 찬사와 평가가 오갔어요. 조금 부담이 됐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현우 : 그런 칭찬들을 <복면가왕> 녹화장에서 들었어요. 매니저가 평소에 저희에 대한 재밌는 댓글을 발견하면 보내주곤 하는데 음악대장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사람들이 제가 보여드린 것보다 훨씬 좋게 받아들여 주고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가 그런 응원의 댓글들을 많이 봤다면 더 부담감을 느꼈을 거에요. 그래서 일부러 덜 보려고 한 거고요. 하지만 요즘 공연장에 가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음악대장을 사랑해주셨는지 알겠더라고요. 엊그제 (부산 공연에서는) 제가 존 레논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너무 좋아해주시던데요. 저도 모르게 ‘와 음악대장이 진짜 인기가 많구나. 음악대장 참 대단하다.’고 말하게 되더라고요. 음악대장이 저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저와는 별개인 하나의 캐릭터로 느껴져요.

 

Q. 음악대장을 좋아했던 사람들의 기대와 국카스텐의 음악적 방향은 꽤 달라요.

현우 : 음악대장의 가면을 쓰고 출전한 것은, 말 그대로 제가 아닌 사람이 되어 나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복면가왕> 무대에서 경험한 것들도 하현우로서 경험한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다른 존재가 되어 경험한 것으로 느껴지고요. 국카스텐의 음악적 방향은 확고하기 때문에 저한테 <복면가왕> 출연은 다른 지역에 가서 혼자 특별 훈련을 하고 온 것과 같아요. 멤버들한테 ‘나 잠깐 다른 데서 연습하고 올게.’하고 MBC에 간 셈이죠. 그런데 그 특훈 과정이 예상치 못하게 길어졌지요.(웃음)

저는 처음부터 음악대장과 국카스텐의 방향을 별개로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사랑해주신다는 점만은 분명하니까 너무 감사하죠. 음악대장은 이제 우리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존재지만 앞으로 음악대장의 노래를 하현우의 목소리로 다시 들려드리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국카스텐은 또 국카스텐 나름의 길을 계속 만들어 나가면서 확실한 정체성을 유지한다면 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우 형보다 음악대장이 더 좋은데요?” (기범)

“저도 저보다 음악대장이 더 좋아요!” (현우)

Q. 음악대장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현우 : 고생했다. 이 말 한마디 해주고 싶네요.

 

Q. 기범 씨는 전국투어 매진 소식에 굉장히 기뻐했다고 들었어요. 음악대장이 전국투어 매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은데 음악대장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요?

김기범(베이시스트, 이하 기범) : 음, 전 사실 현우 형보다 음악대장이 더 좋아요.(웃음) 콘서트 티켓 판매에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고요. 방송에 응원도 한 번 갔었어요.

현우 : 제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익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복면가왕> 출연은 굉장히 의미가 있죠. 대중에게 친숙해진 목소리 덕분에 국카스텐의 다소 난해한 음악도 좀 더 친근감 있게 들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도 저보다 음악대장이 좋아요(웃음)

전규호(기타리스트, 이하 규호) : 가면 디자인이 잘 나온 덕도 좀 본 것 같아요. 음악대장은 되게 호감형으로 생긴 귀여운 가면이잖아요. 그래서 더 많이 사랑 받은 것도 있을 거예요. 현우는 가면을 씌워놓으니 평소 안 하던 애교랄까, 그런 행동도 방송에서 하더라고요.

 

 “샤우팅에 가까운 울음소리에 어머니가 고생하셨죠”

떡잎부터 남달랐던 가왕의 어린 시절

 

Q. 현우 씨는 음역대가 굉장히 넓어요. 이런 음역대가 선천적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기일 때부터 울음소리가 상당히 컸다는데 사실인가요?

현우 : 저는 어렸을 때 (샤우팅 하듯이) 으아아! 하고 울었대요. 그래서 어머니가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죠. 하도 잠을 못 주무셔서 장딴지에 제 머리를 누이고 앉아서 주무셨대요. 눈만 뜨면 다른 아기들보다 훨씬 심하게 울어대니까 많이 힘드셨겠죠. 아마 그 때 울었던 게 지금의 노래 실력에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아닐까요? (웃음)

강아지나 아기들은 목이 잘 안 쉰다는 말이 있어요. 그 이유가 배로 소리를 내서 그런 것 같아요. 어릴 때 소리를 많이 지르면 노래가 트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하지만 변성기 때는 말을 많이 하거나 목을 많이 쓰지 말아야 해요. 제가 중학생 때 말수가 적은 편이었는데 덕분에 목소리 보존이 잘 되지 않았나 싶어요. 변성기 친구들은 공연장에 오더라도 ‘떼창’에 참여하지는 말기를 권합니다. 목을 아껴야죠.

 

Q. 현우 씨는 미술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미술서적도 즐겨 읽으신다면서요. 요새도 미술에 관심이 많은가요? 그리고 미술은 현우 씨의 음악에 영향을 끼쳤나요?

현우 : 저는 미술과 음악이 굉장히 관련이 깊다고 생각해요. 시각으로 느끼는 감각을 그대로 청각으로 대입시킨다는 느낌으로 곡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시각과 청각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그러니까 귀로 듣고 있지만 눈으로 보는 느낌도 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그런 의미를 담아 밴드 이름을 국카스텐(나무 만화경)이라고 지은 거고요. 국카스텐이란 단어는 진중권 씨가 쓴 ‘미학오디세이’를 읽다가 접하게 됐는데, 진중권 씨가 참 책을 재밌게 잘 쓰시는 것 같아요.

 

Q. 현우 씨는 미술학도 출신이니까 ‘시각을 청각화 한 음악’이란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다른 멤버들에게는 다소 어렵지 않았을까요?

현우 : 저한테도 어려워요.(웃음) 가사적인 부분에서는 특히요. ‘거울’이란 곡은 수 천 번 불렀지만 아직도 가사가 가물가물할 때가 있어요. ‘조용히 귀를 막는’건지 ‘눈을 막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기범 : 가끔 라이브할 땐 귀도 감아요. (웃음)

 

공연 없는 날 막노동 하던 시절도 있어

소속사의 이해심에 감사. 재계약 하고파

 

Q. <나는 가수다 시즌2> 출연 때 한창 주목 받았지만 그 기회를 잘 못 살렸지요.  흔히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고 하는데 그 노를 못 저은 게 아닌가요?

정길 : 저흰 노를 아예 놓쳤죠

현우 : 아니지. 아예 배가 뒤집어졌지.

기범 : 아, 물만 먹었죠. 할 게 딱히 없어서 (8평 정도 되는) 비좁은 합주실에서 어깨를 부딪히면서 합주만 했어요. 매니저도 못 들어오고 장비도 못 깔 정도로 좁았지요. 그런데 그 덕분에 저희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웃음)

현우 : <나는 가수다> 이후 소속사 문제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작업실, 연습실을 결국 다 잃게 됐는데 옥탑방을 하나 얻어 거기서 작업하게 됐어요. 근데 그 때 옥탑방에 방음공사를 해주신 고마운 형님이 있어요. 그 분 덕에 저희가 지금까지 잘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형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Q. 월급받는 매니저가 가장 수입이 높았을 때도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막노동을 한 적도 있다면서요?

현우 : 경제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지만, 공연 일정이 불규칙했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이 자유로운 일을 찾았어요. 그러다 보니 주로 일용직을 했던 거죠. 공연 장비를 사거나 돈이 궁할 때 그렇게 돈을 벌었죠.

 

Q. 소속사가 바뀐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현우 : 소속사는 늘 이윤을 창출해야 하잖아요. 사실 이것저것 지원해주겠다고 허풍 섞인 호언장담을 하는 회사도 많아요. 그런데 저희가 회사를 두 번 옮기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이거에요. 일이 잘 될 때, 처음 계약할 때는 다 사람이 좋아 보여요. 가족 같고 형제 같은 분위기죠. 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갑자기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런데 인터파크는 저희가 연장계약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첫 번째 회사예요. 무엇보다 저희의 음악적 방향을 보장해줍니다. “이거 어때요?”하면 “그래요, 한번 해봐요.” 이런 식이죠. 늘 한결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아티스트와 회사의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는데 그럴 때도 저희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저희가 독단에 빠질까 봐 스스로 경계하게 될 정도에요. 저는 인터파크가 저희에게 어떤 물질적, 사업적 지원을 해주는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의 음악적 방향을 넓은 이해심으로 지지해주고 록밴드의 생리를 이해해준다는 점. 그 이해심이 인터파크에 가장 고마운 점입니다.

 

사실 저희가 소속사를 옮기고 나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적이 없었는데 <복면가왕>을 통해서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어서 무척 기뻐요. 그동안 별로 활동이 없었지만 회사에서 압박을 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국카스텐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얘기해줬지요. 그런 분들이 저희가 잘 돼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환경에서 음악하고 있으니 인터파크는 지금의 마음 변치 말아주시고요. 재계약 잊지 말아주세요.(웃음)

 

엔터테인먼트를 오래 했던 회사에는 그들만의 룰이 있어요. 자기들만의 계산법과 단계가 있는데 인터파크는 매니지먼트를 저희와 함께 시작하는 거라서 함께 만들어나 가는 분위기였어요. ‘너희가 원하는 방향을 최대한 지원해주겠다. 너희는 처음의 열정과 음악적 마인드를 잊지 말고 힘을 합쳐보자.’ 이런 마음으로 다가와 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전국투어도 거의 매진됐다고 들었어요. 공연명을 ‘스콜’로 했던데 무슨 뜻인가요?

기범 : 갑자기 내리는 비란 뜻이죠. 동남아 같은데 가다 보면 갑자기 비가 내릴 때가 있잖아요. 저희 공연도 갑자기 팬들에게 선물하는 느낌으로 빵 터뜨리려 했었는데 준비하다 보니 전국투어 규모까지 됐네요.

 

Q. 국카스텐이 앞으로 들려줄 음악적 방향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현우 : 사실 저희는 매 앨범마다 변화를 시도해왔죠. 변화가 없으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해요. 이제 저희 국카스텐의 음악에서 ‘좋다, 나쁘다’는 없는 것 같아요.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느냐의 숙제가 남았을 뿐이죠. 국카스텐은 이제 일정 퀄리티 이상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밴드가 된 것 같아요. 다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한 단계 더 뛰어넘는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ㅊㅊ: 플레이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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