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728x170
17. 06. 29.
오늘의 시
<어린아이의 시간>
시간의 걸음을 채 따라잡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이따가 갈게, 했지만
아이는 시간하고 같이 갈 미음이 없다.
머언-듯한 시간이 어느새 아이를 휘감아
여기저기 흔적을 남겼지만
아이는 여전히 시간과 같은 걸음을 하지 않고
길 위에 서 있었다.
한 번도 제 것의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어린아이가 다시 가볍게 길을 걷는다.
훌쩍 가까워진 하늘을 바라보며
높기만 하던 하늘이 언제 이렇게 낮아졌는지,
길어진 그림자를 쫓으며
언제부터 제 몸에 커다란 그림자가 걸렸는지,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걷는다.
시간의 검은 무게가 무서운 아이는
손을 내미는 시간에게 도리질하며 오늘도
그저 가벼운 걸음으로 총총 걷는다.
아이의 옆으로 묵묵히
각자의 시간을 걷는 사람들이
뚜벅뚜벅
지나쳐간다.
-
성장을 거부하는 아이
무게를 거절하는 아이
오늘의 창작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