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브릿지>, 명불허전 스필버그의 깊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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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브릿지
12세 이상 관람가
 2015년 ‧ 드라마 영화/스릴러 ‧ 2시간 22분


1 첫인상

솔직히 기대 하나도 안하고 영화에 대한 지식도 암것도 없이 봤다.
처음엔 그냥 미장센에 반하고 연기신들의 막힘없는 대사씬에 또 홀리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물흐르듯 진행되는 플롯구성에 넋놓고 봤다.
그중에 꼽자면 미장센 bbbbbbbb
냉전시대 20세기 중반에 흐르는 
그 엔틱하고 클래식한 분위기가 정말 압도적이다 b
저런 옷은 어디서 구했을까 
저런 자동차모양 진짜 취저
와 저 배경이랑 소품들은 다 어떻게 저렇게 이쁘게 배열해뒀지
이러면서 봄.


2 첫감동

한 1/3지점까지는 솔직히,
저거 너무 좀 작위적인거 아닌가 싶었다.
냉전시대고 이념에 따라 죽고사는 시대였는데 (진짜 리얼전쟁인데)
까놓고 말하면 저 빨갱이를 변호하겠다고 
주인공이 혼자 멋있는 척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
약간의 위험한 요소들(영웅화를 위한 민주주의나 
미국 체제나 당시 미국 이념을 비꼬는 듯한)
에이 뭐야 스티븐 스필버그 이번에 너무 갔다 하면서 불편했다.
그러다가 중간에 헐 뭐야 이 생각지 못한 감동? 스필버그님? 역시ㅠㅠ?했던 부분.
그전에 깔아둔 살짝 위험하고 불편했던 요소를 걷어내준 부분이다.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이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을 변호하는 부분.
(너무 멋있어서 다시 보면서 받아쓰기 해둠)


전 이 남자를 압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그는 외세를 제공하지만 그는 그것을 충실히 제공합니다.
그가 상대 군대의 군인이라면, 그는 훌륭한 군인입니다.
그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전장을 탈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의 조직을 배신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는 겁쟁이의 길을 택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겁쟁이는 전장을 포기하기 전에 자신의 존엄성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것, 루돌프 아벨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린 그에게 우리 정부의 시스템을 규정하고 있는 권리의 전체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이 남자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줘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누구인가, 그게 이 냉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무기가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조직을 지키는 것이 그의 조직을 지키는 것보다 덜 단호하게 할 것입니까?



3 명장면

역시 백미는 스파이 교환이 이루어지는 브릿지씬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짐’과 ‘아벨’이 마지막순간에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은 진짜 압권.
모두가 돌아가는 중에 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일처럼 성사시켰던
장본인인 ‘짐’만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 남아 담담히 서서 끝까지 지켜보는 부분도. ㅠㅠ


이 무뚝뚝한 두 남자의 짧은 대화 속에서 ㅠㅠ
얼마나 짠한 감동과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지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ㅠㅠㅠㅠ그리고 실화가 주는 묵직한 감동 ㅠㅠ

서있는 남자.

‘아벨’이 ‘짐’에게 자신이 어릴적 봤던 '서있는 남자’가 연상된다고 했었는데
그 메타포가 여기서 이렇게 큰 울림으로 반복될 줄이야ㅠㅠ
그 때 ‘아벨’이 봤던 ‘서있는 남자’는 맞고 또 맞아도 계속 일어나서 서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때리던 이들이 지쳐서 그만 두었다고 했다. standing man. 아 ㅠㅠ짜르르
‘짐(=극중에서 도노반이라고도 불림)’이 그동안
‘아벨’을 위해, 그리고 얼굴한번 보지 못했던 '프레드릭 프라이어’라는 젊은 대학생을 위해
그동안 겪고 당했던 모든 일들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싶다.
이념을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몸짓.
그 태도가 숭고하고 그 가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4 결말

짐이 집으로 돌아오고 마지막에서 두번째 장면은 (마지막은 기차씬)
옷도 벗지 못하고 그대로 침대에 가로로 쓰러져 잠든 모습과
그걸 지켜보는 아내의 표정. 와. 진짜.
짧은 장면 속에서 이 영화가 여태 달려온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극 중 인물도, 관객도 쉬게 해주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단순하고도 명확한 마무리. 그리고 담백하고 친절한 마무리.


러시아로 돌아온 후, 루돌프 아벨은 그의 아내와 딸과 재회했다.
그는 결코 소련에 의해 공개적으로 스파이로 인정되지 않았다.
개리 파워스는 KNBC뉴스를 위해 일하는 동안 1977년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사후에 CIA 부장의 메달과 2000년 USAF POW메달, 2012년 은성 훈장을 수상했다.
1962년, 프레드릭 L.프라이어는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스워스모어 대학에서 경제학 명예 교수이고 수석 연구 학자이다.
성공적인 파워스-아벨 교환의 체결 뒤에, 제임스 도노반은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미국을 대신하여 추가 협상을 맡을 것을 요청받았다.
1962년 여름, 그는 쿠바에 피델 카스트로와 피그만 침공 이후 잡힌
1,113명 죄수의 석방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보내졌다.
도노반이 협상을 끝냈을 때, 그는 9,703명의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들의 석방을 확보하였다.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게 실화라니.
가끔 삶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을 때가 있다.

이사야 58:6

6 나의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이렇게 살 수 있었을까.
이렇게 멋진 실화를 이렇게 묵직한 감동으로 
재탄생시켜준 명불허전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명장은 명장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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