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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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흥미롭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쓴 저자에다가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꽤 오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주저없이 고른건데.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저자
미치 앨봄 지음
출판사
아르테 | 2014-07-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미치 앨봄의 신작! 뉴욕 타임스 종합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배신감! 총 380여쪽에 걸친 소설을 읽고나서 느끼는 감정이었다.

나만 이런가 싶어 다른 리뷰들도 찾아 읽어봤는데, 

나같은 감정을 느낀 사람은 없어보인다.

(그래도 침착하게 리뷰를 써줘야지)


콜드워터의 몇몇 사람들에게 죽은 사람들의 전화가 걸려온다.

조용한 시골이었던 콜드워터에는 이 사건이 전파를 타자마자

금세 숭배자들로 교회와 거리가 꽉꽉 차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잘 표현한 것 같다.

믿고 싶어하는 것들을 믿고 싶어하는 마음? 신비주의 같은.

세계의 뉴스들이 주목하고, 이게 사실이네 거짓이네 말들이 떠돌고, 시끄러워진다.

그 와중에 언론사들과 뉴스메이커들, 콜드워터의 시장, 그리고 우습게도

이 전화가 처음 걸려왔다고 믿는 그 휴대전화 제조업체(삼성)까지도

이 기회를 철저하게 이용해 자기들의 이익을 도모하려고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부분에서 그들의 날카로운 손익분기점 계산서가 흥미로웠다.


랜스는 진실을 알았다. 전화가 오든 말든 중요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길게 방송될수록 광고는 더 많이 팔린다. 광고가 많이 팔릴수록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결국 방송 네트워크는 천국의 증거를 왕족의 결혼이나 리얼리티 쇼의 피날레와 별다르지 않게 다뤘다 - 다시 말해 천국의 증거를 두고도 제작비와 투자 수익을 저울질했던 것이다. 천국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그 방정식에 포함되지 않았다.



어쨌든, 이 몇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얽힌 피카레스크식 구성(옴니버스보다 짙은 개연성)은

특히나 외국 지명과 인명들이 많이 나오는 경우 매우 주의깊게 읽지 않으면 맥 놓치기 쉽상인 것 같다.

(나도 중간에 몇번이나 읽는걸 관둘 뻔 했음)

결국 설리 하딩이라는 인물이 이 콜드워터 사건의 배후를 찾아내고,

얽히고 설킨 사고와 그 배후 인물들의 이야기가 엮여 결국 이 모든 소동이 뻥구라임을 밝혀낸다.

작가는 그럼에도 결국 이 모든 거짓이 사람들에게 좋게 작용한 휴머니즘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난 아주 질색이었다.

이 모든 사기극이 독자에게 드러나고, 이 사기를 밝힌 설리 하딩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내 지젤에게 걸려온 전화는, 호러스라는 사기꾼이 죽은 시각 뒤였다는 그런 한 수를 날리며 소설이 끝나간다.



"다이앤 언니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요? 평생 진실한 친구를 한 명이라도 찾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보다 부자다. 만약 그 친구가 남편이면 축복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가 자매라면 애석해하지 마라. 적어도 그녀는 너와 이혼할 수 없을 테니까."

(그렇지만 이 말도 결국 뒤에서 호러스라는 인간이 지어낸 거, 내용이 좋아서 뽑아 봄.)



아, 그냥 소설을 읽는 내내 이런 현상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가 거북했고,

작은 도시가 갑자기 복작복작 시끄러워지는 모습도 달갑지 않았고,

주인공(한 8명?) 중 누구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도 흥미를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 뭘까? 천국은 너희 마음 속에 있다? 뭐 이런?

희얀하게 이 소설을 읽으며 감정이 동요하거나 휴머니즘에 소름이 돋질 않았다.

대신, 대중의 심리에 대해, 그리고 언론플레이에 대해, 그들의 무서운 한 단면을 마주한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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