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작가의 그림에 반한건 처음에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를 읽고 나서였다.
이번에 도서관갔다가 반가운 책이 있길래 빌려봤다.
작가의 첫번째 드로잉이야기.
여행 스케치보다는 살짝 딱딱하고
많이 형식적이고 이론적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나오는 그림들에 반해서 계속 읽게 되는 마력의 책 ㅋㅋ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림이 정말 매력적이다!
-
대학교 드로잉 시간에 500장의 손을 그려오라는 과제가 있었다. 과제를 하던 중 '바로 이거다.'하는 느낌이 왔다. 얽매이지 않은 선, 재빠른 관찰력, 살아있는 듯한 그림, 즐기고 있는 나. 더 많이 하면 할수록 눈썰미는 좋아졌고 손은 재빨라졌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여행을 다니며 자유로운 드로잉을 했고 그린다는 것의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되었다.
-
바위를 조각하듯
세부 형태를 보기 전에 큼직한 덩어리를 먼저 나누어야 한다. 대상의 상하, 좌우 끝나는 지점을 종이 위에 표시한다. 그리고 점점 세부 위치를 찾아가며 묘사한다.
-
눈으로 레이저 쏘기
레이저의 강도가 낮을 땐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는 것이고, 강도가 점점 강해질수록 부분적이고도 섬세한 곳을 보는 것이다. 레이저를 강도 높게 쐈다는 것은 대상에 얼마나 강렬하게 집중했냐는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의미이다.
(낮은 것은 낮은 대로, 강도가 쎈 것은 쎈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강도를 내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내 의도에 따라서!)
-
물체에 붙어 있는 글씨도 함께 따라간다
1 물체를 도형으로 인식한다.
2 소실점가지 연장선을 그어주며 기울기와 각도를 파악한다.
3 물체 표면 위에 있는 글자도 도형의 기울기를 따라간다.
(팁팁)
-
빠르게 그려내는 방법
시간을 재며 연습해보자. 처음엔 1시간 이내로, 다음엔 30분 그 다음엔 15분, 또 그 다음엔 10분, 마지막으로 5분. 이런 식으로 점점 시간으 줄여가며 그려보라. 이 과정은 훈련방법이라서 연습하는 동안 즐겁다기보다는 불편한 마음으로 실패를 거듭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점차 익숙해지면 촉박한 순간조차 즐길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고도의 집중력을 끄집어낼 수 있다.
-
복잡한 물체는 패턴을 찾아라
깨알 같은 글잔, 바구니, 나뭇잎처럼 그리기 복잡한 형태는 하나하나 다 그리지 말고 패턴을 찾아낸다. 글자와 같이 미세한 무늬는 정렬된 전체 형태를 파악하고, 바구니처럼 복잡한 모양의 물체는 부분적인 패턴을 찾아낸 다음 그러한 패턴으로 통일하여 반복 표현한다. 그리고 나뭇잎과 같이 작은 형태가 모여 큰 형태를 이루는 대상은 전체적인 도형을 파악하여 밝음과 어둠의 덩어리감으로 구분하여 그린다.
-
양으로 커버하기
"사부님, 드로잉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난 일주일에 500장을 그려오라 조언해드렸다. 그러나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일주일 동안 500장 이상을 그리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일주일 뒤 그분은 500장이 넘는 분량의 드로잉북을 가지고 왔다. 그 방대한 양의 과제물도 놀라워지만 첫 장과 마지막 장의 수준이 현저히 차이가 나고 있었다.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아야 할 것을 양으로 단기간 커버한 것이다.
-
내 머릿속의 도장
보이는 장면을 도장을 찍어버린다. 이런 훈련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모든 사물과 풍경들이 단순하게 스쳐지나가지 않고 좀 더 특별하고 구체적으로 각인될 수 있게 해준다. 버스 안에서 행했던 풍경 드로잉은 이런 식으로 장면을 재빨리 각인시킨 후 대상이 사라진 뒤에도 도장 찍었던 것을 떠올리며 그렸던 것이다.
-
자유로움은 신선함을 낳고
여행가방 주머니에 딱풀을 넣고 돌아다니면, 발견하는 모든 것이 재료로 돌변한다. 주머니에 공간이 있다면 가위도 넣어두자. 마른 나뭇잎, 흙뿐만 아니라 굴러다니는 전단지도 여행스케치를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다.
-
프로가 되고 싶다면
1 시간 확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작업을 못한다는 이유는 민망한 일이다. 각자 시간관리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80%이상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쓴다.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몸은 작업실에 두려고 한다.
2 단순화: 작품 하나 만들어내는 것은 작가의 '기'를 담는 것과도 같다. 기를 충전해도 모자랄 판국에 되레 뿌리고 다니면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사람도 만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단순한 삶을 만들어보자는 거다. 이것은 곧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느냐 하는 문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도 한 군데에 기를 쏟아 붓고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강렬한 임팩트가 된다.
(나머지도 있는데 이 두가지가 젤 와닿아서 정리)
+ 덧
다 읽고 나서 나만의 드로잉 정의 추가
나에게 그림이란 자유로움이다.
나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 덧덧
저 500프로젝트 너무 매력적임
이번 겨울이 가기전에 꼭 도전해봐야겠음!
'Library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 그리고 싶은 날, munge (0) | 2014.12.21 |
---|---|
건축가의 수첩, 담디 편집부 (0) | 2014.12.20 |
삽질해도 괜찮아, <드림레시피> 김수영 (0) | 2014.12.17 |
낙서 마스터, 요지후리 분페이 (0) | 2014.12.15 |
영성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정원 (0) | 2014.12.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