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지인짜 잘생겼다. 귀에 딱지 앉도록 들은 얘기지만 여전히 적응 안 되는 그놈의 잘생겼단 말,, 난 귀엽구 예쁜뎅.. 속으로만 웅얼대면서 열심히 빨개진 귀 감추고 걸음 재촉하는 국이,, 개강한지 어연 2달이 넘었으나 원치 않게 사체과 남신, 얼음 왕자 등 요상한 수식어와 함께 자발적 아싸를 원하는 애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낯가림이 심해도 적당히 들이대는 사람 있음 친구가 될 의향도 있고 그렇지만 저들끼리의 신격화는 사람을 순식간에 연예인병 걸린 애로 만들어버리구,, 그런 생각을 할수록 용기가 없어지는 건 물론 이제는 혼자 다니는 게 더 익숙해,,
그치만 한 가지 포기할 수 없는 건 파릇파릇 신입생 국이에게도 캠퍼스 로망이라는 게 있어서,, 신입생 OT때 봤던 패디과 복학생 그 형. 과에서 제일 잘생긴 사람 나오라는 식상한 멘트에 주춤주춤 어거지로 끌려나갔던 그 무대 위에서 마주쳤던 박ㅈ민 형,, 안녕하세요 패디과 복학생 박ㅈ민입니다. 말랑말랑 웃어보이는 눈웃음과는 정반대로 멍석 깔아주니 부끄러워하다가도 보드카가 걸렸다는 멘트에 돌변해서 끼부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진짜 너무 멋있다,, 입 살짝 벌리구 제 차례가 오는지도 모르고 짐만 쳐다보다가 암것두 못했던 게 어이없기도 할 텐데
그래도 얜 잘생겼으니까. 함서 보듬어주는 선배들 동기들 반응이 더 부담스러워서 오히려 더 각잡고 평소에도 잘생겨야겠구나 이미지 관리를 했음ㅠㅋㅋㅋ 곧죽어도 자취는 안 된다는 5명의 극성 형들 덕에 어거지로 통학하던 국이 그나마 버틸만했던 건,, 형들 중에서도 제일 맏형인 진형(30, 잘생김)께서 무려 매일매일 학교에 데려다준다는 거,, 형 늙어서 뼈 삭는다 어쩐다 한숨 쉬면서도 아 그럼 나 자취하게 방 얻어주덩가여. 귀 후비작대면 어어디 어린 친구가 혼자 살 생각을 하냐며 목에 핏대까지 세운다,,
그럼 조용히 데려다줘여. 그럴게. 어쩐지 애가 얼굴이 장난 아니라더니 형으로 보이는 분도 진짜 장난 아니라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문이 일파만파,, 국인 그거 모름ㅎ 출근 조심히 해여! 붕방 손 흔들구 강의실 뛰들어가면 아뿔싸 첫 강의 짐이랑 같이 듣는 교양이여서,, 자리 찾는 도중 짐이랑 눈 마주쳤다,, 인사라도 하려는지 입을 벙긋거리는데 2개월 넘은 시간 동안 짝사랑만 키워가던 쑥맥 애기 국이 도저히 그거 받아줄 자신 없어서 티 나게 시선 다른데로 돌려버리지,, 스스로 등신 머저리라구 자책해도 어쩔 수 없어,, 여태 감정 숨길 필요도 없는 환경에서 커와서 그런 거 잘 못한다구,,
결국 오늘도 짐 뒷자리에 뒤통수만 열심히 구경했다,, 저 잘생긴 전ㅈ국이 어디에 그렇게 집중했나 연신 잘난 옆얼굴 흘긋대는 동기들 눈치도 모르구 처음부터 끝까지 짐만 보다가,, 밥 먹으러 가자며 짐 끌고 나가는 여 선배들 보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질투심에 책상에 얼굴 퍽 소리나게 묻기도 함ㅠㅋㅋㅋ
민형(29, 무서움) 등교를 첫째 형이 시켜주면 국이 데려오는 건 둘째 형 민,, 시간표 줄줄 외워서 국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강의실 있는 건물 앞에 차 대고 기다리는데 심상치 않은 겉모습임에도 불구하고 꼭 밖에서 나오는 학생들 하나하나 훑어대고,, 멀리서 익숙한 동그라미 인영이 걸어나오면 무표정이다 못해 서늘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웃으면서 반긴다,, 어어 나왔어. 진이랑 하던 통화 끊고선 손짓 까닥까닥,, 아 형 안에 들어가 있으라니까.., 안그래도 시선 집중인데 유난을 떠는 형들 때문에 소문만 무성해지는 줄도 모르구,, 그래서 싫어?
익숙하게 국이 달래는 민 옆에서 또 그건 아니라구 고개 도리도리 저었더니 동생 바보 웃음 짓지,, 대학교에서 보기 드문 삐까번쩍한 외제차가 지나다니니까 다들 뭔가 하구 쳐다보는데 역시나 하고 익숙한듯 고개 돌려버림,, 저거 사체과 전ㅈ국네 형이잖아. 조수석에서 핸드폰 만지작대는 국이 순간 창밖으로 스치는 짐 모습에 호다닥 썬팅된 창문으로 얼굴 갖다붙이고,, 누군데 그래? 말 거는 민한테 조용히 하라구 세상 예민한 표정 짓는다,, 저와는 달리 핵인싸 짐 선배고 후배고 할 거 없이 여럿한테 둘러싸여서 걷는 게 보이니까 또 답답해서 가슴 퍽퍽 침,, 내일은 꼭 먼저 인사해야지.
-걔 진짜 잘생기지 않았어? -누구? -사체과에 신입생 있잖아 이름이 전.. -아. 누군지 알지. 짐도 당연히 국이 누군지 안다,, 복학생이 신입생들 노는 자리에 뭐하러 가냐구 빼던 저를 어거지로 끌고 간 데다가 무려 무대 위까지 올렸던 동기에게 눈으로 욕하다가 그 위에서 마주쳤던 걔,,
낯을 심하게 가리는지 마이크 잡고도 말을 못 하길래 자꾸 눈길이 갔던 것도 사실이고,, 눈치 빠른 짐 그 이후로 제가 뭔 말을 할 때마다 옆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뭐지 싶었는데 열렬한 국이 눈빛에 웃음 터질뻔했다ㅠㅋㅋㅋ 온 얼굴로 몸으로 나 당신한테 관심 있어요 를 외치는 것과 달리 막상 인사라도 하려구 치면 일부러 피하는 게 웃기기도 하고 짓궂게 끝까지 눈 안 떼면 시뻘개지는 귀가 귀엽기도 해서,, 그게 언제까지 가나 싶었던 것도 잠시 벌써 2개월이 훌쩍 넘었는데도 국이 너무 여전하지,, 어떻게 말 한 마디를 안 나눴고 아는척 한 번을 안 했는데 저럴 수 있을까. 짐도 슬슬 국이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아는 사실이라곤 말 없는 걸로 유명하다는 것과 형들이 많다는 거 정도,, 밥도 매일 혼자 먹고 가끔 듣는 교양도 매일 혼자 듣고 여러모로 신기한 국이의 존재에 역시 잘생긴 애들은 얼굴값을 한다며 헛다리 짚는 동기들 의견에 1도 동의 못하는 짐 왜냐면 딱 봐도 그냥 낯가리고 소심해서, 숫기 없어서 저러는 건데 다들 참 둔하다 싶어,,
그리고 이건 국이가 저를 좋아해서 티가 난다는 걸 본인은 모른다,, 강의 마치고 흡연 구역에서 주머니 뒤적이던 짐 휴대폰 만지작대면서 제 앞으로 지나치는 국이 보고 좀 망설이다가 처음으로 인사도 해볼 겸 조용히 뒤 따라가다가 멈칫함,, 볼 때마다 늘 혼자였던 국이가 어디선가 튀어나온 방연과 끼돌이랑 나란히 걷는 걸 봤기 때문,, 짐 약간 어리둥절해서 천천히 물러나는데 둘이 투닥거리는 게 보통 사이는 아니다 싶은 거,, 그리고 걔 누구냐면 국이네 다섯째 형(23, 방연과 끼돌이) 태,, 아 학교에서 아는척 하지 말라니까여!
씩씩댐서 열심히 걷는 국이 옆에 바싹 붙어서 우리 공주 밥은 먹었나 간식은 먹었나 열심히 묻는다,, 밥은 먹었어두 간식은 안 먹었다구 멱살 짤랑짤랑 흔드는 국이한테 넷째 형 신용카드 자기 거처럼 주머니에 넣어주고 엉덩이 톡톡 두들겨주고 얼른 도망가는 태,, 아놔 학교에서 이러지 말라니까.., 웅얼댐서도 KIM NAM JOON. 이름 박혀있는 신용카드 들구 히힉 웃음ㅠㅋㅋㅋ 초코 프라푸치노 먹어야징~! 호다닥 학교 카페로 달려간 국이 본인 바로 뒤에서 그 앓고 앓던 짐이 지켜보던 거 전혀 모른다,,
저기.. 혹시 오늘 끝나고 술자리 있는데 올래? 멍 때리던 국이 앞에 다가온 초면의 여자 동기가 말을 거는데 순간 나한테 하는 말인가 싶어서 대답 못 하다가,, 야 거봐 안 간다잖아.. 함서 풀죽은 목소리 내길래 벌떡 일어나서 가겠다구 외쳤지,, 금세 활기 띈 얼굴로 시간 장소 알려주는데 국이 처음으로 그런 자리 가게 된 거라 들떴다,, 그리고 밀려드는 걱정은 형들한테 어떻게 말하지 였음,, 보나마나 당장 집으로 오라구 난리 칠 텐데.. 머리 헝클다가 나도 스무 살 알 건 다 알어,, 당당하게 카톡 보내지,, 형들 나 오늘 친구들이랑 놀다 들어갈게.
[뭐?] [안 돼 ㅠㅁㅠ] [누구랑 어디에서 먹는지 주소 남겨.] [동생아 세상은 아직 너에게 너무 험난하단다.] [아따 시끄럽네 재밌게 놀다 와~] 제각기 칼같이 답장 오는 형들 반응 보면서 생각보다 나뿌지 않넹ㅎㅎ 뿌듯한 웃음 지어보이구 거울 보면서 오늘은 어떤가 상태도 체크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곤 절대 상상 못했음,, 우리 과끼리 마시는 거 아니었냐구,, 떡하니 맞은편에 앉은 짐 덕에 얼굴도 홧홧하구 귀도 뜨겁구 아주 난리,, 안절부절 몸을 가만히 못 두는 국이 앞에서 짐 웃겨 죽겠지만 모르는척 한 잔 마실래요? 물으니까 대답 못 하구 고개만 끄덕,,
사체과 남신한테 술 좀 받자 어쩌구 이런 데 절대 안 나올 것 같던 국이의 등장으로 분위기 완전 무르익은 와중에 당사자 본인만 못 즐기는 아이러니한 상황,, 정신 없어보이는 국이한테 이름이 뭐예요? 일부러 말 걸었더니 놀래서 눈 동그랗게 뜨는데 얘 누군지 모르냐구 눈치 없이 주변인들이 더 난리야,, 아 정말 시끄럽네. 짐 고개 옆으로 틀면서 손가락 입에 붙이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 취하고,, 그제야 꿍얼대며 ㅈ국이여.. 하니까 다들 쟤 목소리 너무 오랜만에 들어본다 말투가 의외다 한바탕 소란이다,, 말 놔도 될까요? 네에 당연하져.. 내 이름은 알아?
묻자마자 고개 발딱 쳐들구 미친듯이 끄덕이는데 짐 피식 웃음 터짐ㅠㅋㅋㅋ 아차 싶었는지 그.. 그 오티 때 하도 들려서 외웠다구 아무도 안 물어본 거 중얼대고,, 국이 짐 제외 다른 사람한텐 1도 관심도 시선도 안 주니까 제각기 저들끼리 놀기 바쁘던 애들이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서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주당 짐은 이 정도 애들 장난(,,)엔 절대 안 취해서 자꾸 테이블만 보는 국이한테 계속 말 걸면서 술 따라주지,,
더 마실래? 괜찮아? 홍조 띈 얼굴이 걱정돼서 물으면 그러겠다구 계속 달라는 거,, 티 안 내려구 애쓰는데 벌써 살짝 맛탱이 간 게 보이는데 오기로 이후로도 몇 잔을 연거푸 마신 국이 결국 고꾸라지기 직전에 짐이 겨우 옆자리로 옮겨가서 기대게 함,, 아놔 형들하테.. 연락해야 되능데.. 발음 뭉개져서 웅얼대는 국이 붙잡고 괜찮냐고 해도 생전 처음 보는 얼굴로 키히힝 웃기만 하고ㅠㅠㅋㅋㅋ 코 찡긋거리고 아 쥐뮌쒸~! 함서 요상한 발음으로 자꾸 제 이름 부르는데 너무 귀여워서 미치는 줄 알았다,, 찬공기 쐬라고 바깥까지 겨우 국이 데리고 나와서 벽에 기대어 앉은 둘,, 형 담배 피워도 될까?
잔뜩 고꾸라진 자세로 무게중심이 반 이상 짐한테 실어진 국이 겨우 고개 들어서 눈도 못 뜨구 끄덕여,, 우리 형들도 담배 피우능데.. 공주 담배 냄새 익숙해.. 순간 자기가 뭘 들은 건가 귀 의심한 짐 올라가는 입꼬리가 주체가 안 돼서,, 공주? ㅈ국이 공주야? 하니까 아 당연히 공주지.., 애기 공주 건드리면 형들이 가만 안 둔대써..,, 정체 모를 얘기만 쏟다가 잠들려구 하길래 황급히 담배 던지고 얼굴 붙들었다,, 여기서 잠들면 큰일 난다구 뺨 톡톡 치니까 몸 뒤적이던 국이 대뜸 자기 핸드폰을 내밀지,, 이거 왜? 쥐뮌쒸가 형들하테 연락해조.., 그 말을 끝으로 품에 폭삭 안긴 국이 진짜 잠들음,, 누가 얘보고 사체과 얼음 남신이랬냐,,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매력 터지는 국이 모습에 웃다가도 형들 사이에서 얼마나 예쁘게 자란 막내인지 가늠이 안 가는 게 다 큰 건장한 남자애더러 공주라니,,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가고 우리 공주님 형들이 걱정할까 핸드폰 홀드 푼 순간 타이밍 좋게도 전화 걸려온다,, '둘째 형(존나 무서움)' 저장된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아서 침 꼴깍 삼키고 여보세요? 하는 순간 무섭게 깔리는 정적,, -누구신데요. -저 ㅈ국이 학교 선배 박ㅈ민이라고 합니다.
-어디시죠. -여기가.. -지금 바로 카톡으로 찍어주세요. 뚝 끊긴 전화 멍하니 바라보던 짐 이름값하는구나 주소 꾹꾹 눌러보냄,, 여전히 품 안에서 꾸물대며 잘도 자는 국이 헝클어진 머리 정리 좀 해주다가,, 이렇게 끌어안고 있는 모습 형들이 보면 나 맞아 죽는 거 아닌가 오싹한 생각이 든다,, 그 형님 목소리도 장난 아니었는데.. 잠꼬대인지 뭔지 박ㅈ민 존나 머시써.., 웅얼웅얼 국이 귀여워서 동영상도 찍어놓음,, 내일 보여줘야지.
예상 적중,, 꽤 먼 거리를 거의 15분 만에 달려온 민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는데 짐 차 보자마자 느낌이 와,, ㅈ국이네 형이다. 범상치 않은 문신에 표정에 허연 얼굴까지 형님께서 혹시 조폭이시니 국아,, 옆 골목에 끌어안고 앉아있는 저희 둘을 못 본 건지 가게로 들어가는데 당연히 거기 없으니 30초만에 울리는 국이 핸드폰,, 벨소리 따라 골목으로 들어온 민 요상한 자세로 앉아있는 짐이랑 국 보고 한참을 서있다가,, 안녕하세요. 머쓱한 얼굴로 인사하는 짐 거의 뚫어지도록 쳐다만 본다,,
인사 받아주지도 않고 안긴 국이 팔 사이에 손껴서 들어올리는데 잠든 게 아니었는지 뭔지 아 시러 형이랑 더 있을래.., 몸 털면서 다시 짐한테 안김ㅜㅜㅋㅋㅋ 살벌한 표정 덕에 괜히 식은땀만 뻘뻘 나고,, 애한테 이상한 짓 했습니까? 형형한 눈빛으로 물어오는데 아 아니라구 손짓까지 하면서 부정했다,, 땅 꺼질 정도로 깊은 한숨 쉰 민 어디론가 전화 걸더니 어 난데. 지금 난리 났다. 좀 와봐. 애 하나 데리러 줄줄이 딸려온 형아들,, 안 간다고 떼쓰는 국이 덕에 짐 진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구 눈치만 보는데 좀 이상한 게 친형들이라기엔 너무 안 닮은 거야,, 이삐야 늦었다 집에 가야지. 살살 달래는 태도 싫대고 맛있는 거 사준다는 준도 싫대,, 짐 결국 축 쳐진 국이 달달 떨면서 겨우 들쳐맨 자세로 일어서고,, 제가 집까지 같이 가야겠네요.
그래야 뭔가 해결이 날 것 같아서 이 새끼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나 벙찐 형들 사이에서도 뻔뻔하게 굴었다,, 그게 또 틀린 말은 아니어서 얼결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제차에 올라탄 짐 그 안에서도 착 붙어있는 국이 마냥 귀여워서 뜨끈해진 뺨 살살 만져줌,, 그러다 애기 얼굴에 상처납니다. 딱딱한 말투로 제지하는 민한테도 능글맞게 웃으면서 상처 안 나게 조심히 하겠다구 대답했다가 눈으로 맞는다는 게 어떤 건지 좀 깨달았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안 닮았다. 5명이 현관에 주르륵 서서 저를 죽일 듯이 쳐다보는데 아까부터 든 생각은 그거 하나 뿐,, 겨우 국이 침대에 내려놓고 내일 보자며 인사하구 방 나서는 순간 집에 못 돌아가고 붙잡혔다,, 우리 공주랑 사귀는 겁니까? 오늘 처음으로 말문 터봤는데 너무 앞서가시는 형님들 보면서 짐 아니라구 딱 자르지,,
전혀 아닌데요. 뭔가 저들끼리 눈빛 주고받다가 그제야 늦은 시간에 고생 많으셨다며 배웅함,, ㅈ국이가 너 좋대요. 집 나가려는 찰나 폭탄같이 던져진 태의 말에 형들 경악하는데 짐 어깨 으쓱,, 뭔가 이상하긴 하네. 방연과 끼쟁이 이름은 김ㅌ형 국이 이름은 전ㅈ국. 성도 다르고 얼굴도 다르다,, 국이랑 친해지고 때가 되면 차차 알게 되겠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짐,, 부어가지고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 붙들고 트레이닝복 가방에 쑤셔넣던 국이 늦었다구 진 어깨 퍽퍽 내려치고,,
엑셀 미친듯이 밟아서 겨우 도착한 학교 앞에서 얼른 내려야 하는데 할 말이라도 있는지 머뭇대는 맏형 때문에 속 터져 죽겠지,, 아 형 뭔데 말을 해! 너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니? 순간 멈칫한 국이 한 번도 형들한테 거짓말을 한 적은 없어서,, 있다구 고개 꾸닥이니까 그럼 오늘 걔한테 가서 고맙다고 인사나 하란다,, 나 설마 어제 사고 쳤나 복잡한 머리 붙들고 강의실로 뛰는 국이,, 강의 내내 집중 1도 못하구 옷 갈아입던 국이 운동장 나서는 길에 짐이랑 딱 마주치고,, 어제 자기가 뭘 했는지 기억이 없으니까,, 딱 인사 튼 거까진 기억나서 얼른 고개 숙여서 인사하지,,
안녕하세여.. 오묘한 얼굴로 마냥 웃던 짐이 갑자기 코앞까지 다가오더니 공주 머리 안 아팠어? 하는 거ㅜㅜㅋㅋㅋ 헉 씨바 이게 무슨 단어야 학교에서 절대 들릴 수가 없는 얘기에 눈 굴리다가 문득 진형이 고맙다구 인사하라는 게 떠올라서,, 모르긴 몰라도 어제 무슨 일이 있긴 했구나 운동 내내 울상 짓고 있었다,,
* 터질 것 같은 얼굴 붙잡고 아무 말도 못 하는 국이,, 입술 꾹꾹 무는데 순간 저도 모르게 상처 나겠다. 함서 입에다가 손 갖다 대고,, 한 번 애기 같은 모습 보니까 성격도 그렇고 겉모습도 그렇고 애기로밖에 안 보여,,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누가 얘보고 얼음이랬냐. 어제 자기가 진짜 그랬냐구 재차 되묻는 울상 국이한테 쐐기로 동영상 보여주니까 헉.. 입 막고는 카페 테이블에 머리를 박는다,, -그럼 우리 형들도 봤어여? -응 어쩌다 보니. -와 나 지짜 어떡하지.. -형들이 ㅈ국이를 너무 아끼시더라. 설마 형한테 무슨 해코지라두 했냐구 눈 부라리는 국이 진정시키고
뭐라구 말 꺼내려는 찰나,, 형들이 반대하면 내가 싫다구 떼쓰면 돼여!!! 앞뒤 다 잘라먹은 뜬금없는 말을 꺼내고,, 의도가 너무 투명해서 짐 또 웃음 터졌음ㅋㅋㅋ 뭘 반대해 국아? 아 나랑 사귀는 ㄱ..! 형이랑 사귀고 싶어? 세상 흥미로운 표정으로 되물으니 그제야 아차 싶었던 건지 울망한 표정으로 고개 떨굼,, 내가 형을 2달 넘게 좋아하구 있어서여.. 너무 앞서나간 거 같다구 죄송하다구 사과하는데 오히려 그거 들어주는 짐이 더 놀라서 안절부절,, 그냥 귀여워서 장난 치려고 그랬던 건데 어찌나 순수한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국이 보면서 형들이 왜 그렇게
오냐오냐 해주는지 너무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손 뻗어서 뺨도 만져주고 귀도 만져주고 열심히 달래는데 무슨 성인 남자애가 이렇게 손을 잘 타는지 참 얌전한 게 마음이 꿈틀댄다,, 그럼 나랑 사귀는 거에여? 빛나는 눈으로 조용조용 물어오는데 고개 끄덕이니까 어젯밤에 봤던
그 표정 또 보여주는 국이,, 코 찡긋 눈은 축 쳐져서 키히힝 소리 내는데 짐 본능적으로 깨닫지,, 나 얘한테 제대로 걸린 것 같다. 남들한텐 절대 알리고 싶지 않은 완전 애기 같은 모습 보면서,, 그럼 형이랑 약속 하자. 뭔데여? 이런 얼굴로 얘기하는 거 다른 애들한텐 안 보여주기로.
그래서 걔랑 사귄다고? 묵묵히 제 앞에 고기를 놔주던 셋째 형 석이 입안 가득 터질 듯 고기 쓸어담던 국이를 흘긋 쳐다봄,, 우웅. 사귀자구 그러던뎅.. 우물우물 뭉개진 발음으로 대강 대답하면 아따 그럼 또 뒷조사 함 가야쓰겄네. 장난스러운 어투지만 절대 장난은 아닌 얘기를 꺼내고
눈치 보면서 나쁜 사람 아니라구 웅얼대는 국이 입가 닦아주면서 걱정 말라구 달래준다,, 걔 딱 봐도 눈치 빤하니 벌써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거야. 맛있는 거 먹는 자리에서 심각한 얘기 하지 말라구 형은 내가 알아서 할게! 보다 못한 국이 땡깡에 그제야 다들 입 다물고 마저 식사하지,,
국이 본모습은 백프로 안 알려졌을지언정 늘 혼자 다니던 자발적 아싸 냉미남이 어느 순간부터 제 옆에 콕 붙어서 같이 다니기 시작하니 소문이 요상하게 나는 건 순식간,, 둘이 사귀는 거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엔 짐 너무 아무렇지 않게 그렇다고 대답하고,, 말도 잘 안 하고 표정도 없는 걔랑 무슨 수로 친해졌냐는 얘기엔 마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너희가 아는 국이랑 내가 아는 국이랑은 좀 달라서. 흥미 돋는 얘기에 더 물어도 절대 대답 안 해줌,, 일부러 눈치 보지 말라구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식당까지 국이 데리고 와서 먹고 싶은 거 싹 시켜줬더니 짱 고맙다구
세상 행복한 얼굴로 엄지 척 해주는데 평생 이렇게 살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국이 너무 귀여워,, 그러다 문득 아 맞다! 하더니 옷 뒤적거리고,, 뭘 하나 봤더니 곤란한 얼굴로 휴대폰을 만지작대는 거,, 무슨 일 있어? 나 둘째 형이 데리러 왔을 텐데.. 어쩌지.. 아니나 다를까 화면 가득 찍힌 부재중에 카톡에 난리가 났다,,
형 미안해 나 지금 ㅈ민이 형이랑 밥 먹.. 아니 그게 아니라여.. 아 미안해여.. 여기 어디냐면.. 땀 뻘뻘 흘리면서 절절 매는 국이 보면서 짐 덩달아 마음이 조마조마해,, 형님 여기로 오신대? 네.. 둘째 형님? 네.. 하필 와도 민이 온다니까 그때부터 괜히 옷도 좀 정리하구 머리도 좀 정리하구 하다 보면 역시나 학교서부터 10분 거리를 2분 만에 옴,, 안녕하세요. 안 받아줄 거 알지만 인사 꾸벅 했는데 짐 그대로 지나친 민 국이한테 막 뭐라구 하는 거야ㅠ 너 이런 일 있으면 미리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부터 시작해서 워낙 애기처럼 키워왔으니 이해하려구 하던 짐도 의아할 정도로 스무 살 남자애한테 하는 소리 치고는 과해서,, 슬쩍 민 얼굴 봤다가 눈 마주쳤다,,
이렇게 잔소리 한바탕 하고 당연히 갈 줄 알았는데 웬일 민 국이 데리구 집으로 가려고 하는 거,, 안 간다구 짐한테 착 달라붙은 국이
-너 이럴까 봐 안 보내려고 했던 거야. -아 형아.. -그럼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에 짐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집으로 갈 거면 한 번 가봤으니 같이 간다고 질러버리고ㅠㅋㅋㅋ 두 번째로 느껴보는 눈빛 폭행,, 햐 지짜로? 형 같이 간대! 붕방 뛰는 국이 절대 못 이기는 민 결국 뒷좌석에 짐이랑 국 나란히 태우고 집으로 향한다,, 오늘 방연과 엠티 간다고 했는데. 분명 제 기억 속에 그랬는데 떡하니 소파에 누워서 기다리고 있는 태 보면서 짐 갸우뚱,, 올 남친 데리고 왔어 우리 공주? 들어오자마자 뺨 잡구 우쭈쭈 부둥부둥 하는 태 익숙하게 밀쳐내구
방으로 쏙 들어가는 국이,, 하 형아는 마 참 슬프네.. 미간 잡고 연기하는 태 지나쳐서 뒤따라들어가면 문 닫자마자 미안하다구 어깨에 얼굴 묻는 국이 등 토닥여주고,, 기분 풀어준다구 침대에 나란히 앉아서 국이 간지럽히면 꺄루루 소리 내면서 몸 비틀다가 고대로 눕는다,, 형도 옆에 누워도 될까? 혹시나 부담스러워할까 조심스레 물었는데 아 당연하져! 함서 힘으로 짐 끌어당기구 옆에다 눕혀버리는 거ㅠㅋㅋㅋ 힘세고 튼튼한 우리 공주 예뻐 죽겠다구 얼굴 손으로 감싸서 부비작대는데 그것도 좋다구 계속 웃어,, 그리고 별안간 밖에서 들리는 쿵 쿵 거리는 소리에 놀래서 일시정지,, 아무렇지도 않게 형들이 심술 부리는 거라구 꾸물꾸물 앞으로 움직여서 품에 폭삭 안긴다,, 어디서 이런 게 나왔어? 짐 장난 친다구 국이 정수리에 입 묻고 낮은 목소리로 말 거니까 또 간지럽다구 발버둥 치길래,, 어줍잖게 힘 줬다가 국이 팔꿈치에 제대로 맞음,,
막내야 형 왔다!!!!! 갑자기 열린 방문 덕에 짐이랑 국 그대로 하던 행동 멈추고,, 하필이면 팔꿈치에 중요한 부위를 맞아서 국이가 엎드린 짐 위에 올라타서 토닥여주는 순간에 열려버린 거,, 행동이고 표정이고 올스탑 된 진의 뒤로 다들 언제 왔는지 형들이 주르륵 서있지,, 뭐 하냐?
저 새끼가 국이한테 몹쓸 짓 한다고 날뛰는 진 겨우 말린 민이 적당히 해라. 한 마디 후에 문을 탁 닫고 나가버리면 짐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으면서도 너무 웃겨서 웃음이 나와,, 또 미안하다구 침대 위로 머리 박는 국이한테 진짜 괜찮다구 형님들 너무 재밌다구 달래니까 사실은 내가 형한테 몹쓸 짓을 할뻔한 건데 그져.. 코 훌쩍대는 국이 새삼 사랑스러워서 끌어당겨서 고대로 입 맞췄다,, 손 들어서 입 주변 비비는 국이더러 너무 갑작스러웠어? 하니까 고개 도리도리,, 너무 갑작스러워서 무슨 느낌인지 몰랐으니까 한 번 더 해여.. 가까워지는 얼굴 보면서 자꾸 웃으니까 웃지 말라구 한 소리 듣고 나서야 이후로 몇 번이나 쪽쪽댈 수 있었음,,
-근데 국아 그럼 밖에서 데이트 못 하는 거야? -아.. 으음 그게.. -그냥 묻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아마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닫힌 방문 쪽 흘긋대다가 형들한테 한 번 말해보겠다구
속삭이는 순간 또 방문 벌컥 열리지,, 이제 집에 갈 시간인 것 같습니다. 개중 제일 젠틀해 보이는 넷째 준이 정중하게 부탁하면 짐 슬금 일어나고,, 세상 아쉬운 표정으로 시무룩해진 국이 얼굴 잡고 마지막으로 쪽 해주니까 밖에서 그거 지켜보던 형들 또 헛웃음 짓는다,, 이제는 뭐 당당히 사귀는 사이고 그거 모르는 거 아니니까. 이런 꼴 보기 싫으면 밖에서 데이트 하게 해달라는 짐 나름의 무언의 시위였음ㅜㅜㅋㅋㅋ 그리고 순순히 나갈 줄 알았던 것도 잠시 잠깐 얘기 좀 하자는 진지한 목소리에 다시 붙잡히고,, 5명의 형들 사이에 낀 짐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1도 모르겠어서 애꿎은 테이블만 쳐다보지,,
휴대폰 번호 좀 알려주시죠. 뜬금없는 소리에 짐 고개 천천히 들고,, 예? 되물어도 다시 되돌아오는 연락처 알려달라는 얘기,, 우리가 ㅈ국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미 다 아는 것 같으니 긴말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어이가 없어서 웃음 나오던 짐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어서 처음으로 그건 좀 아닌 것 같다구 하려던 찰나 방에서 튀어나온 국이 헐 형아 왜 안 갔어? 함서 옆에 찰싹 붙는 거,, 내가 연애 한 번 하려고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하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국이 눈 보고 아 당연히 그래야지,, 번호 얌전히 반납하구ㅜㅜㅋㅋㅋ 형 전화 해여! 빠빠이 손 흔드는 국이한테 끄덕여주고 그제야 집 빠져나왔다,, 사랑에 빠지면 멍청해진다더니 박ㅈ민 성격 다 죽었다 진심.. 머리 헝클다가 그래도 할 건 해야지 택시 타자마자 국이한테 전화 거는 팔불출 짐,, 응 형 지금 가는 중이야. 나도 사랑해.
아 그래서 오늘 학교 못 나올뻔했어여. 분명 강의 시작 전에 잠깐 같이 있다가 들어가자구 약속 해놨는데 국이 5분 전이 되어도 안 오길래,, 진이 매일 내려주는 장소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멀리서 뛰어오는 국이 보고 안심했다,, 땀 뻘뻘 흘리면서 못 올뻔했다며 웃는 국이 얼굴 소매로 톡톡 닦아주고 오늘은 형님이 안 데려다주셨냐구 물었더니 그렇대,, 웬일로? 학교 가지 말라구 난리 쳐서.. 이유는? 음.. 그냥여.. 애매한 대답이지만 사정이 있으려니 하고 닦던 땀 마저 닦아주는데 별안간 짐 휴대폰 울려서 발신자 확인해보니 모르는 번호야,, 망설이는 새에 갑자기 국이가 휴대폰 가져가더니 절대 받지 말라구 당부를 한다,, 이거 우리 둘째 형 번호거등여. 분명히 어디냐구 꼬치꼬치 물을 거라구 꿍얼대더니 전원을 꺼버림,, 우리 이래도 돼?
문득 스치는 민의 무시무시한 문신과 표정과 여러가지 잡다한 생각들,, 강의 들어가자고 국이 팔 이끄는 순간 멀리서 공주야 니 말 안 들을래? 하는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고,, 아 미친 클났다 형 뛰어여! 그럼 그렇지 국이가 아무리 피해도 이미 같은 학교에 다니는 태가 있는데,, 대낮에 펼쳐진 숨막히는 도주극에 짐 여러가지로 너무 이해가 안 가서 미치겠다,, 일단은 뒤에서 무섭게 쫓아오는 태 때문에 학교 뒷산 어딘가에 겨우 숨은 짐이랑 국 숨 고르면서 물었지,, 국아 대체 무슨 일인데 도망쳐야 돼? 나 형들 말 안 들은 거 태어나서 처음이라 걸리면 진짜루 우리 못 만나게 할 수도 있어여.. 울망대는 국이 얘기에 대체 이놈의 집안 어떻게 되먹은 건지 복잡해,,
국아 진짜 형들 말 들어야지. 얼마나 있었을까 근처에서 들려오는 태 목소리에 숨죽이고 가만히 있는데 아무래도 공주도 이삐도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게 화가 난 것 같아서,, 우선 다른 데로 가자구 일어나서 뛰는데 짐 잠깐 뒤돌았다가 심장 멎을뻔,, 따라오는 사람이 태가 아닌 거,,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평범한 소시민 대학생 짐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형들 말 안 들어서 반쯤 장난 식으로 도망친다기엔 너무 말이 안 되잖아,, 검은 정장 입은 사내들이 미친듯이 쫓아오는 거 보면서 짐 일단 국이 끌고 사람 많은 곳으로 나서고,, 그제서야 슬슬
눈치 보면서 천천히 거리 두는 거 보고 머리가 팽팽 돌지,, 국아 너 뭐야? 손 꼭 붙잡고 땀 흘리는 국이한테 물어도 형 나 진짜로.. 어떡해.. 알 수 없는 얘기만 웅얼댐,, 일단 사람 많은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주변 뱅뱅 돌면서 휴대폰 전원 킨 순간 미친듯이 찍혀있는 부재중에
카톡에 확인할 새도 없이 곧바로 전화 걸려온다,, -여ㅂ.. -니네 어디야. -저희 학교.. -그러니까 씨발 학교 어디냐고. 중앙 도서관 앞에 애들 많은 곳 돌고있다고 말하는 순간 전화 끊기고 식은땀이 나서 미쳐버리겠음,, 소매로 눈 근처 벅벅 비비는 국이 달래는 와중에 빵빵대는 클락션 소리에 국이 울음 터지고,, 잔뜩 화난 얼굴로 조수석에서 내린 민과 뒤따라 운전석에서 내린 진이 짐이랑 국 근처로 오고 나서야 무사히 차 안에 올라탔다,, 그리고 학교 빠져나가는 도중에 튀어나온 태까지 태우지,, 계속 우는 국이랑 영문을 모르는 짐은 이 사람들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주변 둘러보는데 이제야 우리가 왜 국이를 그렇게 감싸고 도는지 알겠냐는 민,, 이유는 알겠는데 상황은 모르겠네요. 헛웃음 짓는 짐의 말에도 대답 안 하다가 한적한 길가 들어서고 나서야 차가 멈추고,, 뒤로 바짝 붙는 차 보고서 괜히 아까 급박한 상황 때문에 놀랐다가 뒤 차에서 내리는 준이랑 석 보고 가슴 쓸어내리지,, -이제 선택해. -예? -이런 거 다 감수할 생각 있으면 국이랑 계속 만나고.
-... -아니면 일찍 관둬라. 너 죽을 수도 있어. 이미 오늘 너랑 같이 뛰었다는 거 자체가 걔들 눈에 띄었겠지만 아직은 안 늦었을 건데.
이럴 줄 몰랐던 것도 아닌데 국이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서 눈물이 안 멈춘다,, 차 안에 웅크려서 심각한 얼굴로 얘기하는 형들과 짐 보면서 마음이 쥐어짜내듯 저릿해서 죽을 것 같고,, 출생부터가 평범치 않았던 제가 평범하게 살려구 했던 거 자체가 욕심인 거 알면서도 형들을 그렇게 힘들게 못살게 굴었던 게 머릿속에 파노라마로 스치면서 가슴이 답답해,, 어느 대기업의 지분 싸움과 본처와 정부의 싸움 따위의 신파극 희생자가 된 제 운명이 기구했던 건 둘째 치고 형들은 무슨 죄야,,
넌 오늘부터 우리랑 가족이야. 태어났을 때부터 어디론가 납치돼서 죽을 예정 이었던 저를 다시 빼돌리고 빼돌려서 겨우 살려냈던 양부모와 다섯 명의 형들,, 원래는 협박용으로 데리고 있으면서 키웠다곤 하지만 이런 조직 싸움엔 하등 쓸모없는 정이 무어라고 인질 이상의 정을 나눈 여섯 명의 형제가 일을 여기까지 끌고왔다,, 어른이 되고나면 본격적으로 그쪽에서 국이를 찾아내 가만히 두지 않을 거라는 형들의 얘기를 자는척하며 열심히 엿들었던 열아홉의 제가 어차피 죽을 사람을 형들이 살리지 않았냐구,, 수명이 1년도 안 된다면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평범한 삶을 좀 살아보고 싶다며 대학교를 가겠다구 떼를 썼음,, 잠자코 기다리던 국이 차 문 열고 내리면 여섯 명의 시선이 한 번에 박히고,, ㅈ민이 형은 그냥 가여.. 길진 않았지만 잠깐이라도 진짜 행복을 알게 해준 짐한테 목숨까지 걸라구 할 순 없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짐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씨바 나 진짜 불쌍해 죽겠네..
또 따라올 거니까 얼른 가자구 악을 쓰고 나서야 황급히 출발하는 차 두 대,, 복잡한 얼굴로 허공 보는 짐 모습 뒤 창문으로 끝까지 지켜보던 국이 내가 욕심 부려서 괜히 애꿎은 사람 하나까지 망쳤다구 자책하고,, 그거 국이 탓 아니고 쟤가 선택한 결과라며 달래주는 민한테 기대어
한참 울었음,, 어느새 다른 장소로 옮겨진 집 익숙하게 들어서서 바닥에 벌러덩 누운 국이 가구 하나 없어서 허전한 집 열심히 둘러보다가,, 우리 이제 어떡하냐구 물으니까 해외로 뜰 거래,, 똑똑한 넷째 형이 여태까지 왜 일을 했게? 우리 공주 신분도 세탁해주고 다른 나라에 부모도 있는 거처럼 위조하려구 그랬지. 나름 가볍게 말하는 진 때문에 더 서러워진 국이 그럼 우리 언제 나가냐구 웅얼댄다,, -우리 아니고 애기 혼자 가야지. -..응? -형들은 못 가. 이렇게 여러 명 세탁은 할 수가 없는 거라. -우리 이삐는 씩씩해서 혼자서도 잘 살아. 하나같이 웃으면서 달래는 얼굴에, 말도 안 되는 얘기에 국이 순간 거짓말하지 말라구 헛웃음 짓다가 정신 차려 전ㅈ국. 무표정으로 어깨 잡아오는 민 때문에 그제야 울컥한다,, 며칠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은 국이 이미 진즉에 해지된 휴대폰 붙잡고 망설이다가 짐이랑 했었던 카톡들 천천히 읽고,, 사랑한다는 내용으로 끊긴 마지막 카톡 보면서 진짜 마지막으로 학교 한 번만 더 가고 싶다구 형들한테 빌었지,, 나 거기서 죽어도 되니까 주변 친구들이나 교수님들한텐 평범한 학생이 휴학하는 거처럼 알게 해달라구,, 안 된다고 만류하던 형들도 국이 절대 못 이기니까 결국 수락한다,,
짐 다 놓고 가. 가서 다 사. 카드 손에 쥐어주는 준 앞에서 고개 끄덕인 국이 가벼운 차림으로 차에 올라타고,, 이거 형 어렵게 구한 건데 쓸 일 없으면 좋겠지 안그냐. 총 만지작대면서 웃는 석 보면서 따라 웃음,, 5시 비행기니까 10분 만에 끝내고 오라며 당부하는 진 말에 끄덕이구 학교 안에서 튀어나온 태랑 같이 학과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다,, 생각보다 별거 없지? 네모진 입으로 웃던 태 국이 볼 꾹꾹 누르면서 잘 살아야 된다구 끝까지 장난 치는데 아놔 하지 말라고여.. 울먹이면서 뿌리치지,, 조교님 사체과 얼음 남신 전ㅈ국 휴학한대요~!
국아. 연신 재촉하는 태 옆에서 두리번대며 학교 구석구석 눈에 담던 국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멈칫,, 형.. 살짝 물러서며 경계하던 태 알면서도 홀리듯 짐한테 다가선 국이 보고 싶었다구 겨우겨우 쥐어짜내고,, 형이 미안해. 손 뻗어서 안아주는 짐 어깨 위로 얼굴 묻고 엉엉 울었다,, 형 너랑 같이 갈까? 귓가에 들리는 뜬금없는 얘기에 국이 천천히 고개 들면 너무 늦게 말해서 미안하다는 짐 같이 가겠다며 손깍지를 껴오지,, 형 죽을 수도 있어.. 알아. 그러고 있을 시간 없으니까 올 거면 오고 갈 거면 가라며 국이 끌고 가는 태 옆으로 짐 바짝 붙어섬,, 어차피 국이랑 사귀기 시작한 날부터 다시는 다른 사람은 꿈도 못 꾸겠구나 직감했던 것도 맞고 애초에 비범했던 국이 환경 다 알면서도 넘어갔었던 제가 뭐가 무서울 게 있겠냐며 합리화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어떻게든 되자는 생각이 컸다,,
너희 둘은 지금 미국으로 가는 거야. 이젠 국이 옆에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스스로 잘할 수 있냐고 몇 번이나 묻는 형들 앞에서 국이 우느라 말을 못 해,, 여태 이렇게 응석받이로 키워놓고 나 떼어놓으면 어쩌냐는데 새로 받아줄 사람 있으니 된 거 아니냐며 끝까지 국이 달래려 장난 치는 진 어깨 퍽퍽 때리는 국이,, 시간 됐다. 벌개진 눈이며 코며 볼이며 입 맞춰준 짐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몸만 떠나는 게 어색하면서도 국이 옆에 있는 게 꿈같음,, 만약 죽어도 우리 같이 죽자. 농담 같지 않은 농담 치는 짐과 국을 지켜보는 의문의 사내가 같은 비행기에 올라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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